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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연락사무소 철수…한반도 ‘3월의 겨울’

뉴스분석 
북한이 22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이하 연락사무소)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했다. 문을 연지 189일 만이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15분쯤 연락사무소 남북 연락대표 간 접촉을 통해 “북측 연락사무소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는 입장을 통보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북한은 “남측 사무소의 잔류는 상관하지 않겠다”며 “실무적 문제는 차후에 통지하겠다”고 알렸다.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한 뒤 연락사무소에 상주하던 북측 인력 15명은 간단한 서류 정도만 챙겨 사무소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락사무소는 지난해 4·27 판문점선언 합의로 남북 간 상시 소통을 위해 지난해 9월 개성공단 내에서 개소식을 열고 활동에 들어갔다. 연락사무소는 남북 당국 간 현안과 관련해 연락 및 협의를 하고 당국 간 회담 업무와 민간교류 지원 등의 기능을 수행해왔다. ‘24시간 365일 소통’을 내세우며 남북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북·미 간 비핵화 협의 진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정부는 홍보했다.
 
하지만 북한이 일방적으로 철수함에 따라 향후 남북 관계에도 파장이 불가피해졌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면제 절차가 마무리돼 정부가 본격 추진해온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 등 남북 간 협력 사업들이 차질을 빚게 됐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북측 인원들이 철수했기 때문에 이산가족의 화상상봉 같은 부분들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하기가 조금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개성공단에서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내부 모습. [중앙포토]

지난해 9월 개성공단에서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내부 모습. [중앙포토]

북한의 이상 징후는 지난달 2차 북·미 정상회담(2월 27~28일)이 결렬된 직후인 3월부터 시작됐다. 연락사무소에 통상 상주하던 북측 소장 대리 2명이 3월부터 사무소로 출근하지 않았다고 한다. 북한은 소장 대리의 부재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임시 소장 대리 한 명을 파견했다고 통일부가 이날 전했다. 매주 금요일 열어왔던 남북 연락사무소장 간 정례회의는 지난달 1일부터 열리지 않았다.
 
북한의 연락사무소 철수가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란 점에서 북·미 간 긴장 국면도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북한의 발표는 미국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란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남북 대화를 단절한 뒤 북한이 ‘새로운 길’을 갈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일 수 있어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로 가장한 장거리로켓(미사일) 실험으로 대미 도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후속 대응을 논의했다. NSC 상임위는 북한이 연락사무소 인력 전원을 전격 철수한 배경을 분석하는 한편 이 사안이 남북 및 북·미 관계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북측의 일방적인 통보에 대해 “이번 철수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북측이 조속히 복귀해 남북 합의대로 공동연락사무소가 정상 운영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천 차관은 브리핑에서 “연락사무소 일방 철수에 대한 정부의 유감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다”며 “북측의 철수에도 우리 측 인원은 종전처럼 연락사무소에 상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말엔 관련 부처 직원과 지원 인력 등 25명이 근무하며 다음주 월요일에도 정상적으로 출근해 총 60여 명의 우리 측 인원이 연락사무소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천 차관은 “연락사무소 외에 군 통신선 등 여타 남북 간 접촉 창구는 정상 가동되고 있다”며 “상황을 예단하기보다 지켜보면서 대응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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