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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진 부모 살해 진실 게임…중국 도주 공범 “난 안 죽였다”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수감)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34)씨가 지난 20일 구속되면서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김씨는 중국 동포 박모(32)씨 등 3명을 고용해 지난달 25일 오후 안양시 소재 이씨 부모의 아파트에서 이씨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5억원이 든 돈 가방을 강탈한 혐의(강도살인)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의 시신을 각각 냉장고와 장롱에 유기하고, 범행 이튿날 오전 이삿짐센터를 통해 이씨 아버지의 시신이 든 냉장고를 평택의 창고로 옮긴 혐의도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안양 동안경찰서 외에 지방청 광역수사대 두 개 팀까지 투입해 김씨의 범행을 입증하려 하고 있다. 현재 검거된 피의자는 김씨가 유일한 데다 이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도 8명이나 된다. 주범격인 김씨, 사건 당일 중국으로 도주한 중국 동포 박씨 일당 3명 등 피의자 4명 외에 참고인 4명이 더 있다. 김씨가 뒷수습을 위해 도움을 요청한 김씨 친구 A씨, 실제 범행현장에 온 A씨 지인 2명, 그리고 김씨가 이씨 아버지(62)의 벤츠 E클래스 차량을 훔치기 위해 부른 대리기사 B씨 등이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김씨는 지난 17일 경찰에 긴급체포되기 직전까지 밀항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김씨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을 분석하면서 그가 흥신소 여러 곳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후 흥신소 직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밀항 브로커를 수소문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김씨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씨 부부의 집에서 훔친 돈을 맡기면서도 “사고를 쳤다. 도망갈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는 범행 이후 당일치기로 일본 삿포로를 다녀오기도 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지난 21일 “아들이 맡긴 것”이라며 안양동안경찰서에 2억5000만원을 제출했는데 현금 중에는 한화 200만원 상당의 중국 돈이 섞여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중국으로 밀항하기 위해 중국 돈으로 환전한 것인지, 처음부터 현금에 중국 돈이 포함돼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중국 돈은 원래 있던 것이라도 들었다”며 “김씨가 흥신소와 접촉한 것은 맞지만, 자세한 내용은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 피의자들의 행적도 드러나고 있다. 피의자 김씨는 사건 발생 당일 숨진 이씨 어머니 스마트폰으로 이씨 동생에게 카카오톡을 보내 “○○○ 사업가를 만나보라”고 권유했다. 요트 관련 사업을 한 경험이 있는 김씨는 이달 초 한 식당에서 이씨 동생을 만났다. 김씨는 경찰에서 “사죄하기 위해 만났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이씨 동생을 상대로 이씨 소유의 부가티 차량을 판 나머지 대금 등을 빼앗기 위해 추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으로 달아난 공범 3명도 사건 발생 당일 행적이 확인됐다. 이들은 이씨 부모 집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함께 모여 살던 인천 간석동으로 이동했다. 전화로 월세 계약을 해지한 뒤 항공권을 예약했으며, 이날 오후 늦게 인천공항에서 칭다오로 출국했다. 이들이 얼마를 갖고 도주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씨 측 변호사는 “(강탈한) 금액이 5억원이 안 된다. 중국 동포가 6000만~7000만원을 갖고 갔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범행을 계획한 것은 맞지만 ‘위세’를 보여줘 이씨 아버지(62)에게 빌려준 돈 2000만원을 회수하려고 한 것일 뿐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수사관을 사칭해 집안에 들어간 공범인 중국동포들이 이씨 부부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으로 도주한 동포 중 한 명은 최근 국내에 있는 지인에게 중국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인 웨이신(微信·위챗)을 통해 “우리가 (살해)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보내온 것으로 확인됐다. 피의자들이 핑퐁하듯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중국 공안이 중국으로 달아난 중국동포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국제사법공조를 거쳐 이들을 국내로 송환할 계획이다.
 
안양=김민욱·최모란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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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