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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南과 대화중단 다음은 '미사일 모라토리엄' 취소?

22일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전격 철수는 향후 미국과 한국을 향한 공세적 행보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연합뉴스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연합뉴스TV]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15일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 가능성을 언급한 지 일주일 만에 한국을 향한 대화 중단 ‘조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남북은 개성공단 부지 안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열어 매주 금요일 소장 접촉을 해 왔다. 정부 당국자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매주 금요일 개성공단을 방문해 근무하면서 2월말까지 거의 매주 북측과 접촉해 왔다”며 “차관급은 일주일에 한 차례 방문하지만 연락사무소에는 남북 관계자가 상주하며 1년 365일, 24시간 접촉을 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한 차례의 소장급 접촉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북측의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그럼에도 연락사무소는 지난해 9월 평양 남북공동선언 직전 남북 관계 복원의 ‘상징’이었다는 점에서 북한이 쉽게 닫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북한은 9월 평양 공동선언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치적으로 삼고 있는데, 개성공단 연락사무소는 이와 연관돼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남북이 개성공단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을 하고 있다. 북한은 22일 연락사무소 관계자들을 철수시켰다. [사진 뉴스1]

지난해 9월 남북이 개성공단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을 하고 있다. 북한은 22일 연락사무소 관계자들을 철수시켰다. [사진 뉴스1]

이같은 예상을 깨고 북한이 연락사무소 철수를 통보함에 따라 북한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며 한국 때리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화 중단이라는 대남 강수를 던진 뒤 제재 완화 등 미국의 움직임이 없을 경우 트럼프·문재인 정부와 결별하는 수순을 밟겠다는 신호 아니냐는 우려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최선희 부상이 북·미 2차 정상회담 결렬을 놓고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렸다’고 주장한 데 이어 남북 상시 소통 채널을 단절했다는 점에서 이미 북한 내부적으로 향후 행동 리스트를 만들어 놨을 가능성이 크다”며 “강도를 높여가며 카드를 하나씩 꺼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조치로는 정부 또는 외무성, 나아가 김 위원장 등의 성명이 거론된다. 최 부상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5개월 동안 중단했던 핵과 미사일 발사 실험 재개 여부를 고민 중이다. 핵ㆍ미사일 모라토리엄 취소 선언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정치국회의를 열거나 다음 달 최고인민회의에서 대미,대남 강경책을 선언할 수도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언제든 미사일로 전용이 가능한 기술을 시위하는 인공위성 발사에 나설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북한은 중국 등에서 기술을 들여가 인공위성을 이미 제작했다는 첩보도 있다. 인공위성 발사는 3단계 로켓을 적용한 것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기술로 전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극도로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를 강행할 경우 북·미 관계에 일파만파의 충격을 주며 한반도 위기 지수도 높이게 돈다.
 
단 북한은 이날 연락사무소 철수를 통보하면서 남북 관계의 끈을 완전히 끊지는 않았다. 북한 지역인 개성공단에 있는 연락사무소를 아예 폐쇄하거나 남측 관계자들을 추방하는 조치까지는 가지 않았다. 이는 향후 한국과 미국의 대응 방안을 지켜본 뒤 추가 조치를 결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번에 단절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공세 수위를 높인 뒤 반응을 봐가면서 여차하면 모든 걸 닫아 버릴 수 있다는 식의 메시지인 셈이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을 향해선 위협 수위를 높이면서 중국,러시아와는 밀착하고 있다. 대미,대남 강경 정책으로 회귀하기에 앞서 보험을 드는 포석일 수 있다.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지난 6일 김영재 대외경제상(무역상)을 모스크바로 보내 북ㆍ러 경제협력위원회를 열고, 지난 14일에는 임천일 외무성 부상을 다시 모스크바로 보내 경제 및 인도지원 협력을 약속받았다. 외형적으로는 경제ㆍ문화 협력협정 체결 70주년 기념행사를 논의하는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미국을 향한 '올 인의 길'이 먹히지 않자 ‘다른 길’을 찾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중국과의 밀착 역시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북을 약속받았고, 실제 최근 시 주석의 방북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최근엔 미·중 2차 정상회담 실무협상에 나섰던 김혁철 국무위 특별대표 등 북한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했다는 소문도 돈다.
  
장세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입장에선 미국과 협상이 결렬된 뒤 경색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신들을 편들어줄 후원국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중국에 이어 전통적인 우방국인 러시아를 향해서도 손짓하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김 위원장의 집사격인 김창선 국무위 부장이 모스크바를 향한 사실이 알려지며 김 위원장이 직접 러시아를 찾아 협력을 논의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세차례, 올해 한 차례 중국을 방문하는 등 북한과 중국은 최고지도자의 상호 교류 프로토콜이 만들어져 있어 별다른 준비 없이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러시아의 경우 김 위원장이 한 차례도 찾지 않았고,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사망(2011년) 직전 방문한 게 마지막이어서 점검해야 할 사항들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시간 문제라는 뜻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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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