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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주식부자' 부모 살해 피의자, 1억원 내고 밀항 시도"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수감)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34)씨가 범행 후 밀항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김씨와 함께 범행한 중국동포 공범은 "우리가 (범행을)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국내에 있는 지인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김씨의 변호인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7일 경찰에 긴급체포되기 직전까지 밀항을 준비했다. 밀항 준비를 위해 1억원을 썼다고 한다.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의 부모 살인사건 피의자 김모(34)씨가 지난 20일 오전 경기도 안양 동안경찰서에서 강도살인 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뉴스1]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의 부모 살인사건 피의자 김모(34)씨가 지난 20일 오전 경기도 안양 동안경찰서에서 강도살인 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뉴스1]

경찰은 김씨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을 분석하면서 그가 범행 전후로 흥신소 여러 곳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을 확인했다. 이후 흥신소 직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밀항 브로커를 수소문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김씨는 범행 후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씨 부부의 집에서 훔친 돈을 맡기면서도 "사고를 쳤다. 도망갈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는 범행 이후 당일치기로 일본 삿포로를 다녀오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의 어머니가 지난 21일 "아들이 맡긴 것"이라며 안양동안경찰서에 제출한 2억5000만원의 현금 중에는 한화 200만원 상당의 중국 돈이 섞여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중국으로 밀항하기 위해 중국 돈으로 환전한 것인지, 처음부터 현금에 중국 돈이 포함돼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중국 돈은 원래 있던 것이라도 들었다"며 "김씨가 흥신소와 접촉한 것은 맞지만, 자세한 내용은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김씨 측은 "범행을 계획한 것은 맞지만 '위세'를 보여줘 이씨 아버지(62)에게 빌려준 돈 2000만원을 회수하려고 한 것일 뿐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수사관을 사칭해 집 안으로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범인 중국동포들이 이씨 부부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김씨가 "왜 살인을 하느냐"고 항의하자 중국동포들은 돈을 가지고 달아났다고 한다. 김씨 변호인은 "김씨가 이씨 부부의 집에서 가져온 현금도 알려진 5억원보다 적다"며 "공범인 중국동포들이 가져간 돈도 6000만~7000만원 정도"라고 주장했다.  
범행 장소인 경기도 안양시의 한 아파트의 모습. [뉴스1]

범행 장소인 경기도 안양시의 한 아파트의 모습. [뉴스1]

 
공범, "우리가 하지 않았다" 메시지 
김씨와 함께 범행한 중국동포 중 한 명은 최근 국내에 있는 지인에게 중국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인 웨이신(微信·위챗)을 통해 "우리가 (살해)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보내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경호 일을 하는 줄 알고 방문했는데 일이 벌어져 놀라서 중국으로 돌아왔다"며 범행을 부인하는 취지의 글을 보냈다고 한다.   
서로 혐의를 떠넘기는 모양새다.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중국 공안이 중국으로 달아난 중국동포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국제사법공조를 거쳐 이들을 국내로 송환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지난 21일 김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김씨가 범행 당시 신었던 혈흔 묻은 신발과 김씨가 훔친 이씨 아버지의 차량 키 등을 압수했다. 
 
안양=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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