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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30·40대 고용률 줄었는데 인구감소 탓…현실과 동떨어진 총리의 경제 인식

이낙연 국무총리가 20일 오후 국회 본회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20일 오후 국회 본회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도년의 썸타는 경제]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1일 경제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국 경제 현실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일자리·투자·생산 등 경제 성적표가 좋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각종 통계와 수치를 들어 반박했다. 이 총리의 주장은 얼마나 사실에 가까울까. 통계청·기획재정부가 발표하는 통계를 들어 이를 따져봤다.
 
우선 이 총리는 한국 경제 '허리'인 30·40대 취업자가 지난 2월 급격히 줄었다는 국회 지적에 대해 "인구 구조 변화를 빼놓고는 현실을 정확히 볼 수 없다"며 "30·40대 인구 자체가 줄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30·40대 남자 고용률은 90%에 달한다"고 콕 집어 강조했다. 30·40대 인구가 줄었으니, 취업자가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게 이 총리의 해석으로 읽힌다.
 
30·40대 고용률 감소…인구보다 취업자 더 빨리 줄었다 
인구가 줄면 취업자도 줄어들 수는 있다. 그러나 취업자수를 인구수로 나눈 고용률은 이런 인구 요인을 제거한 지표다. 2월 30대와 40대 고용률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0.5%포인트, 0.2%포인트씩 줄었다. 인구가 줄어드는 속도보다 취업자가 더 빨리 줄었다는 의미다. 30~40대 남자 고용률도 이 총리 언급처럼 90%에 육박하는 건 맞다. 그러나 이 수치는 2000년대 이후 줄곧 90% 안팎에서 움직였다. 눈여겨볼 점은 이 수치가 지난해에는 하락했다는 점이다. 특히 30대 남자 고용률은 89.7%로 90%를 넘지 못했다. 30대 남자 고용률이 90%를 넘지 못한 것은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부터 3년 연속 90% 아래로 떨어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30·40대 실업률도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내년 한국 성장률 OECD 1위?…이스라엘 등 전망치 더 높아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1위가 될 것"이란 이 총리 주장도 사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OECD에 따르면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가 한국(2.6%)보다 높은 나라는 슬로바키아(3.60%)·아일랜드(3.45%)·이스라엘(3.30%)·룩셈부르크(3.21%) 등 여러 곳에 달한다.
 
이 총리 언급은 미국·독일·영국·일본·프랑스·이탈리아 등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인 '3050클럽' 국가 중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가장 높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서도 지난 10일 이 같은 언급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국가 대부분은 자본주의가 성숙 단계로 접어들어 과거부터 저성장세를 보였던 곳들이다. 한국과 순위를 비교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가신용등급 사상 최고?…2015년 이후 이미 최고치 유지  
이 총리는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매기는 국가 신용등급도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말했지만, 이 등급은 2012년(Fitch), 2015년(S&P·Moodys) 이후부터 이미 사상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다.
 
'탈원전' 정책에 대한 해명도 논란거리를 낳았다. 이 총리가 "탈원전이란 용어는 부적절하다"고 말하자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도 이 용어를 썼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총리는 "선거 때 썼다. 선거 때는 과장된 용어를 쓰기도 한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17년 6월 부산에서 열린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탈원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며 "새 정부는 탈원전과 함께 미래 에너지 시대를 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총리 논리대로 라면, 문 대통령은 선거 이후에도 '과장된 용어'를 계속해서 썼다는 의미가 된다.
 
정부는 2017년 10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건설 재개'를 결정한 이후 '탈원전'이란 용어를 공식 석상에서 쓰진 않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원전 가동률은 2017년 71.2%에서 지난해 65.9%로 하락하는 등 사실상 원전 가동은 제동이 걸린 상태다.
관련기사
한전, 1조 넘게 적자 냈는데…이 총리 "수지 개선되고 있다"
원전 가동이 줄어들자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1조1745억원 규모 당기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이 총리는 "올해 들어 한전 수지(수익성)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으면 한전이 파산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었다.
 
한전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인식도 증권업계 전망과는 괴리가 있다. 한전은 지난해 손실 규모(연결 기준 1조1745억원의 당기순손실)가 워낙 컸다. 기저효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개선될 여지는 있다. 하지만 원가가 낮은 원전 발전 비중을 늘리지 못하거나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못하면 올해에도 좋은 실적을 거두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경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해야 올바른 정책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제 심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정부의 의도도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현실과 동떨어진 경기 인식은 정책 대응 속도를 늦추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도년의 썸타는 경제
액수ㆍ합계를 뜻하는 썸(SUM)에서 따온 ‘썸타는 경제’는 회계ㆍ통계 분석을 통해 한국 경제를 파헤칩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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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