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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이 내 유료 동영상 무단 게시” 저작권자 패소, 왜?

기자
김용우 사진 김용우
[더,오래] 김용우의 갑을전쟁(7)
개인방송이 대세가 된 지 오래다. 지난해 교육부가 조사한 초등학생 희망직업 순위에 '유튜버'가 5위에 올랐을 정도다. 사진은 유튜브 팬페스트 코리아 행사 모습. [중앙포토]

개인방송이 대세가 된 지 오래다. 지난해 교육부가 조사한 초등학생 희망직업 순위에 '유튜버'가 5위에 올랐을 정도다. 사진은 유튜브 팬페스트 코리아 행사 모습. [중앙포토]

 
개인방송이 대세가 된 지 오래입니다. 지난해 교육부가 조사한 초등학생 희망직업 순위에 ‘유튜버’가 5위에 올랐을 정도지요. 콘텐트를 소비하는 것뿐 아니라 직접 제작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작된 콘텐트, 즉 저작물은 저작권법상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라 정의됩니다. 
 
저작물을 창작한 사람은 저작자로서 권리가 보장되는데요. 저작물이 무단으로 배포되거나 상업적으로 이용될 경우 저작권자는 이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거나 위반자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정도가 심한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요. 한때 호환 마마만큼 무섭다는 불법 비디오가 문제였던 적이 있었지요. 지금은 파일의 형태로 토렌토, 웹하드(웹 스토리지), 포털 등 다양한 경로로 불법 저작물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올리는 건 당연히 불법입니다. 문제는 저작물이 불법으로 유통되는 데 매개가 되는 웹하드, 포털 등의 온라인서비스제공자(OSP)도 저작권 침해의 책임을 질 것이냐 하는 겁니다. 저작권법 제102조에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로 하여금 저작권 침해를 줄일 수 있는 기술 조치를 하도록 하되 그럼에도 통제가 안 되는 개별 이용자의 저작권 위반에 대해선 책임이 면제될 수 있다고 명시해놨습니다.
 
저작권법 제102조. [제작 조혜미]

저작권법 제102조. [제작 조혜미]

 
웹하드 업체, 저작권법 위반 피소
실제로 영화 등 저작물의 불법 다운로드가 크게 문제 됐던 2000년대 후반부터 많은 웹하드 업체와 업주가 저작권자로부터 피소를 당했습니다. 그러자 이들은 저작권법 제102조의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는데요. 가령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저작권 침해를 발견했을 경우 그 즉시 해당 파일을 삭제하거나 해당 이용자에게 제재했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금칙어를 설정하거나 해시값(파일에 고유한 암호 수치를 부여해 식별하는 것으로 블록체인 기술 일종)을 등록하고 비교함으로써 복제나 전송을 중단하고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했다는 게 업체의 주장이었지요.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일부 저작권 침해행위를 방지하는 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토로했습니다.
 
결론은 어땠을까요. 많은 웹하드 업체나 운영자들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재판과정에서 그런 기술적인 조치가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밝혀졌기 때문인데요. ‘금칙어 설정’의 경우 검색어 중간에 점을 찍거나 검색어의 일부만 입력하면 사실상 특별한 제한 없이 검색이 가능했습니다. 해시값 또한 원본 영상파일의 화질을 다르게 설정하거나 뒷부분을 10초만 잘라내 새로 인코딩하면 달라졌습니다. 
 
법원은 이런 조치만으로는 저작권 침해행위를 확실하게 방지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특히 웹하드에서 저작권 침해 저작물을 다운로드하기 위해 구매해야 하는 사이버머니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웹하드 업체가 상당한 수익을 올렸던 점, 웹하드에서 교환되는 대용량 자료들 대부분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점 등이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오히려 웹하드 업체가 저작권 침해를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고 본 것이지요.
 
이 사건이 계기가 돼 웹하드 업체도 저작권자와 미리 제휴를 맺거나 ‘특징 기반 필터링 기술’(음악, 영화의 원본 파일의 고유한 특성을 이용해 저작물을 인식·차단하는 기술, 일명 ‘DNA 필터링’)을 도입하는 등 나름의 자정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폐쇄된 불법 공유사이트. [사진 부산경찰청]

폐쇄된 불법 공유사이트. [사진 부산경찰청]

 
포털은 어떨까요. 웹사이트에서 유료 당구 강좌를 운영하던 A는 한 포털의 카페와 티비팟 메뉴에서 자신의 강좌가 무단으로 게시된 사실을 확인하고 2010년 포털 측에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동영상이 게시된 카페의 대표 주소 17개, 포털에 ‘OO 당구아카데미’라고 검색했을 때 나오는 화면 사진, 당구강의 영상 중 1개의 시작·중간·종료 화면 사진 등을 첨부했지요. 
 
그러자 포털은 이 사진을 근거로 특정 가능한 동영상을 삭제하고 업로드 한 회원에게 경고 조치를 했습니다. 이후 A에게 저작권 침해 동영상의 주소(URL), 카페명, 게시판명, 글 번호, 글 제목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달라고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A는 별다른 회신을 하지 않았고 3년 뒤인 2013년 또다시 포털 측에 동영상이 게시된 카페의 대표주소 100개와 화면만을 첨부한 채 조치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포털은 게시물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더 달라고 재차 요구했습니다.
 
결국 A 씨는 2013년 12월 포털을 상대로 약 1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1심과 달리 2심은 A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포털은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2009년부터 ‘특징 기반 필터링 기술’을 적용하는 등 시스템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저작권 침해를 막지 못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2심은 2억 8000만원을 A에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지요. 포털 나름대로 최선의 조치를 한 것으로 보고, 서울고등법원으로 다시 심리하라고 사건을 돌려보낸 겁니다(대법원 2019. 2. 28. 선고 2016다271608).
 
포털은 저작권 침해 면책
대법원은 연속적인 영상으로 이루어진 동영상의 특성상 일부 화면이 유사한 것만으로 곧바로 저작권 침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진 pixabay]

대법원은 연속적인 영상으로 이루어진 동영상의 특성상 일부 화면이 유사한 것만으로 곧바로 저작권 침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진 pixabay]

 
대법원은 특히 연속적인 영상으로 이루어진 동영상의 특성상 일부 화면이 유사한 것만으로 곧바로 저작권 침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A가 문제가 된 동영상을 구체적이고 개별적으로 특정해 포털 측에 삭제요청을 했어야 한다는 얘기였지요. 포털이 A가 제시한 카페의 대표주소 중 문제 된 동영상이 게시된 게시물의 URL이 저작권을 침해한 게시물이 맞는지 확인해달라고까지 요청했지만 A가 응하지 않은 사실도 재판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결론적으로만 보면 포털은 면책됐고, 웹하드는 면책되지 못한 건데요. 그렇다고 반드시 포털인지 웹하드인지 유통경로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건 아닙니다. 포털·웹하드 등이 저작권 침해를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었는지 기술적 또는 경제적으로 게시물을 통제 가능한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18억 7700만건.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추산한 2018년 온라인 불법 콘텐츠 유통량입니다. 불법저작물은 해결되지 않는 사회적 문제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부터 웹하드 업체의 ‘특징 기반 필터링 기술’을 전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지요.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김용우 법무법인(유한) 바른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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