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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북 핵폐기 안 해…제재 유지해야 세상 물정 알 것”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는 이념도, 정파도 가리지 않고 국경도 없다“며 ’초당적·과학적·전문적 태도를 유지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는 이념도, 정파도 가리지 않고 국경도 없다“며 ’초당적·과학적·전문적 태도를 유지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1일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를 계기로 북한이 핵 폐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점점 더 명백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인천시에서 열린 인천경영포럼 초청 강연에서 “보는 시각에 따라 다 다르고, (문재인) 대통령과 생각이 다 다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하노이 회담 결렬과 관련, “미국 대통령이 미사일 실험만 안 하면 된다고 지나가는 말로 얘기한 것이 북한을 오판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빼낼지 모른다’ ‘미사일 실험만 하지 않으면 된다’ 식으로 얘기하니 ‘약간만 내놓으면 미국이 넘어가겠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회담으로 북한의 비핵화가 우리 생각과 다르다는 게 확실히 드러났다”며 “지난해 12월부터 북한은 남한을 상대로 ‘완전한 비핵화를 혼동하지 말아라.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핵우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방송했고 이런 부분이 미·북 협상에 걸림돌이 돼 미국 대통령이 회담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북제재와 관련, 반 전 총장은 “당분간은 안보리 제재 체제를 유지하는 게 북한에 세상 물정을 제대로 파악하게 하는 틀이 될 수 있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나 개성공단은 페이스를 조절해 나가야 하고, 남북 간 교역은 해야 하지만 시기에 맞지 않게 하면 한·미 간 불협화음을 촉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앞서 40분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고 자신이 위원장을 맡기로 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출범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그 뒤 춘추관에서 직접 브리핑을 하면서 “미세먼지는 이념도 정파도 가리지 않고 국경도 없다. 정치권은 미세먼지 문제를 정치적 이해 득실에 따라 접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또 “정부는 이미 미세먼지를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했다”며 “지척 분간이 안 될 정도의 미세먼지는 재난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표를 세웠으면 달성해야 한다. 정부 각 부처는 특단의 각오로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 전 총장은 위원장직 수락에 대해 “망설임도 없잖아 있었지만 미세먼지 문제가 난제여서 이 일을 맡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지속가능발전, 기후변화 행동을 위해 해외에 나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작 우리 국민이 미세먼지로 인해 생명과 건강에 심대한 위협을 받는데 이를 어렵다고 회피하는 것은 제 삶의 신조와 배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우선 그 나라 차원에서 먼저 최대한 노력을 하면서 국제사회와 협력을 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 뒤 오는 26~29일 이사장 자격으로 중국 ‘보아오 포럼’에 참석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리커창 총리 등을 만나 자연스럽게 이런 문제들에 대해 협의를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정계 복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나왔지만 반 전 총장은 즉답하지 않았다. 다만 브리핑이 끝난 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이 ‘반기문 재단을 이번에 만들었는데 그 정관에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도록 되어 있다’는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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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