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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손톱’ 세우는 벤투

손흥민

손흥민

 
한국 축구대표팀이 올해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A매치를 위해 ‘손톱’을 세운다.
 
22일 오후 8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남미의 복병’ 볼리비아와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감독은 손흥민(27·토트넘)을 원톱에 기용하는 카드를 꺼낼 전망이다. 주로 측면 자원으로 활동했던 손흥민의 역할 변경은 대표팀의 골 결정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벤투 감독은 18일 대표팀 소집 이후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실시한 훈련에서도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기용했다. 지동원(28·아우크스부르크)과 함께 투톱으로도 세웠고, 2선으로 내려 지동원을 지원하게는 역할도 맡겼다. 벤투 감독은 두 가지 옵션 중에서 손흥민과 지동원을 투톱으로 놓는 첫 번째 옵션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대표팀은 소집 이후 전술 훈련과 미니게임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벤투 감독이 구상하는 손흥민 활용법의 힌트는 미드필더 나상호(23·FC 도쿄)가 제공했다. 나상호는 20일 플래시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형이 최전방에서 포워드로 훈련하고 있다. 실제 경기에서도 그렇게 설지 모르겠지만, 훈련에서는 흥민이 형이 앞쪽에 선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건 벤투 감독의 중요한 숙제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잉글랜드)에서 해리 케인(26)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와 4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케인 복귀 뒤에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아르헨티나)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과 케인을 종종 투톱으로 기용했다. 손흥민의 골 결정력에 대한 기대가 엿보이는 기용이다.
 
대표팀에서 손흥민의 역할은 소속팀에서와 달랐다. 주로 2선에서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해결사’ 대신 ‘도우미’ 역할에 충실했다. 이렇게 슈팅보다 볼 배급에 전념한 손흥민은 A매치에서 최근 7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2-0승) 이후 득점이 없다. 팬들은 “손흥민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올리기 위해선 선제조건이 있다.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선수 또는 한 번에 전방으로 날카롭게 공을 찔러줄 ‘도우미’가 필요하다. ‘마에스트로’ 기성용(30·뉴캐슬)이 대표팀에서 은퇴한 이후 같은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그런 가운데 ‘손톱’을 세우는 건 벤투 감독이 나름의 해법을 마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볼리비아전 예상 선발 라인업

볼리비아전 예상 선발 라인업

 
벤투 감독은 볼리비아전을 앞두고 미드필더진을 다이아몬드 형태로 세우는 4-4-2포메이션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손흥민과 지동원을 최전방에 놓고, 권창훈(25·디종), 황인범(23·밴쿠버 화이트캡스), 나상호 등 움직임과 연계 플레이가 좋은 선수들이 많이 뛰며 뒤를 받치는 형태다. 이들은 20대 초중반으로 체력적인 강점을 갖고 있는데, 이는 올 시즌 내내 혹사 논란에 시달린 손흥민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최근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 마켓’은 2018~19시즌 유럽에서 활동하는 선수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11명을 소개했는데, 여기에 손흥민을 포함했다. 이 사이트는 “손흥민은 소속팀 일정 외에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며 “소속팀과 대표팀을 합쳐 50차례 공식경기에 나섰다. 잉글랜드-러시아-한국-인도네시아를 두루 거치는, 말 그대로 살인적인 일정”이라고 소개했다.
 
A매치 데뷔할지 관심을 끄는 18세 기대주 이강인(발렌시아)은 이승우(21·헬라스 베로나), 백승호(22·지로나) 등과 벤치에서 출격을 대기한다. 나상호의 선발 출전이 유력한 왼쪽 미드필더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 콜롬비아전(26일·서울월드컵경기장)보다는 60위 볼리비아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1일 열린 볼리비아전 기자회견에 나선 벤투 감독은 "지금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이강인과 백승호 두 명 모두 볼리비아전에 선발로 나오진 않는다는 것"이라면서도 "경기 진행 상황에 따라 교체 선수로 나설지, 또는 출전선수 명단에 포함시킬 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 밝혀 여운을 남겼다.  
 
울산=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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