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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인 저를 전적으로…믿으셔야 합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19년 프로야구 KBO리그가 23일 막을 올린다. 공식 개막전이 열리는 광주(KIA-LG)를 비롯해 서울 잠실(두산-한화), 창원(NC-삼성), 인천(SK-KT), 부산(롯데-키움) 등 5개 구장에서 오후 2시 일제히 시작한다.
 
중앙일보는 올 시즌 KBO리그 10개 팀의 여정을 JTBC 드라마 ‘SKY캐슬’의 명대사로 꾸며 봤다. ‘SKY캐슬’은 피라미드 맨 위에 오르려는 사람들의 욕망을 비틀어 묘사했다. 개막을 앞둔 야구 감독과 선수, 팬들의 우승 열망도 이에 못지않다. 모든 팀이 우승을 기대하고, 어느 팀도 꼴찌를 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는 머리가 좋은데 성적이 안 나온다”고 말하는 학부모만큼 “우리 선수들이 실력은 있는데 잘 안 풀린다”고 말하는 감독·팬들이 많다. 개막 전에는 다들 그렇게 믿는다. ‘SKY캐슬’ 주제가 제목처럼, 매년 이맘때 우리는 모두 거짓말을 한다(We all lie).  
 

“3대째 우승 감독, 제가 할 수 있습니다.”(염경엽 SK 감독)
 
SK 염경엽 감독. [뉴스1]

SK 염경엽 감독. [뉴스1]

SKY 캐슬의 갈등은 예서를 서울 의대에 입학시켜 3대째 의사를 만들려는 한서진의 욕심에서 시작된다. 2018년 우승 감독인 트레이 힐만 감독이 미국으로 돌아가자 SK는 염경엽 단장을 감독으로 임명했다. 염 감독에게는 김성근, 힐만에 이은 SK 세 번째 우승 감독이 돼야 하는 부담이 있다. 염 감독이 3대째 우승 감독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해 팀 홈런 1위(233개) 타선이 건재하다. 에이스 김광현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고, 불펜에는 최고 시속 155㎞를 던지는 하재훈이 가세했다.
 
 
“우승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더 어렵지 않겠어요?”(김태형 두산 감독)
 
두산 김태형 감독. [뉴시스]

두산 김태형 감독. [뉴시스]

서진은 예서가 전교 1등을 하자 다른 엄마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다. “전교 1등 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더 어렵다”며 어깨에 힘을 준다. 2015·16년 한국시리즈 챔피언 두산이 2017·18년 한국시리즈에서 패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교훈이다. 이는 SK에게 주는 경고이기도 하다. 두산은 포수 양의지를 NC에 빼앗겼다. 외국인 타자(페르난데스)가 타선 공백을 메워도 안방마님이 걱정. 린드블럼·후랭코프로 이뤄진 원투펀치는 그대로다. 투수 배영수·권혁을 영입했다.
 
 
“다 감수하시겠다는 뜻이냐고 물었습니다.”(한용덕 한화 감독)
 
한화 한용덕 감독. [뉴시스]

한화 한용덕 감독. [뉴시스]

‘입시 코디’ 김주영은 서울 의대를 보내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며 서진에게 동의를 구했다. 한화는 지난겨울 배영수·권혁을 조건 없이 풀어줬다. 최근에는 베테랑 이용규가 트레이드 요청을 했다. 전력 약화를 감수하더라도 한용덕 감독은 몇몇 선수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용규가 빠진 라인업은 분명 약화할 것이다. 김민하·장진혁·양성우 등이 대체자로 거론된다. 더 큰 문제는 서폴드, 채드벨 외에 확실한 선발 투수가 없다는 점이다.
 
 
“내가 넥센이든, 키움이든 넌 내 밑이야.”(장정석 키움 감독)
 
자신의 과거가 탄로 난 상황에서도 서진은 이웃에게 “내가 한서진이든 곽미향이든 넌 내 밑이야”라고 일갈했다. 팀 이름을 넥센에서 키움으로 바꿨지만 지난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구성원 그대로다. 오히려 성폭행 무혐의 판결을 받고 돌아온 조상우·박동원이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SK·두산을 위협할 팀으로 키움을 꼽는다. 브리검·요키시·최원태·안우진 등 마운드 자원이 탄탄하다. 박병호를 2번으로 배치할 정도로 타선에는 활력이 넘친다.
 
 
“야구가 왜 피라미드야? 공은 둥근데 왜 피라미드냐고!”(김기태 KIA 감독)
 
KIA 김기태 감독. [중앙포토]

KIA 김기태 감독. [중앙포토]

피라미드 세상 꼭대기까지 오르라는 부모에게 아들 기준은 “지구는 둥글다”고 소리쳤다. 야구공도 둥글다. 그래서 예측할 수 없다. KIA 스프링 캠프에서 윤석민·김세현 등이 이탈했고, 임창용은 은퇴했다. 그래도 야구공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KIA는 불과 2년 전 우승팀이다. KIA는 베테랑들의 공백이 커 보인다. 부상 중인 이범호 대신 최원준·류승현이 3루를 노리고 있다. 마무리 후보 김윤동을 비롯해 하준영·이준영·고영창·문경찬 등이 불펜에서 경쟁 중이다.
 
 
“미라는 피라미드 중간, 무게중심에 있대. 중간이 제일 좋은 거야.”(김한수 삼성 감독)
 
삼성 김한수 감독. [뉴스1]

삼성 김한수 감독. [뉴스1]

1등을 하지 못한 수환은 피라미드 꼭대기가 아니라 중간쯤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삼성은 21세기 KBO리그 최강팀(2002·05·06·11·12·13·14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그러나 2016년 이후 수년째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 하위권까지 떨어졌다가 리빌딩을 통해 힘을 비축하는 중이다. 삼성은 헤일리·맥과이어 등 외국인 투수가 잘해준다면 올해 중위권 이상을 노릴 수 있다. SK에서 장타자 김동엽을 영입했고, 메이저리그 유망주였던 이학주도 합류했다.
 
 
“우승하면 좋겠다가도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좋겠다 싶기도 해.”(양상문 롯데 감독)
 
롯데 양상문 감독. [연합뉴스]

롯데 양상문 감독. [연합뉴스]

진진희는 아들에게 “의사가 됐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우리 아들 고생하는 거 보면 아침저녁으로 마음이 바뀐다”고 고백한다. 양상문 신임 감독은 “롯데는 성적을 내야 하는 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롯데의 움직임은 저금 다르다. 노경은 등 베테랑을 잡지 않고, 젊은 선수들 육성에 중심을 두고 있다. 타선의 주축은 이대호·손아섭·전준우다. 노경은마저 빠져나간 마운드에는 레일리와 톰슨, 김원중 정도만 믿을 만하다. 양 감독은 “1군에서 던질 만한 투수는 정말 많다”고 자신했다.
 
“멘탈이 약한 아이입니다.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류중일 LG 감독)  
 
LG 류중일 감독. [연합뉴스]

LG 류중일 감독. [연합뉴스]

주영은 예서의 내신 준비는 물론 심리상태까지 관리한다. ‘멘탈이 약한 아이’이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삼성에서 4년 연속 우승을 이끈 류중일 감독이 LG에서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패배감에 빠진 LG 선수들에게 ‘성공의 기억’을 심어주는 것이다. 장타력을 갖춘 3루수 김민성을 영입하면서 분위기가 좋아졌다. 투수 심수창·장원삼도 얻었다.
 
 
“올해는, 매운맛이에요.”(이강철 KT 감독)  
 
KT 이강철 감독. [중앙포토]

KT 이강철 감독. [중앙포토]

노승혜는 아이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남편에게 복수한다. 남편에게 매일 똑같은 컵라면만 주기 미안했는지 ‘매운맛 진라면’으로 메뉴를 바꿨다. 이강철 감독을 새로 영입하고, 외국인 투수를 모두 바꾼 KT의 고춧가루가 올해는 더 매워질 전망이다. 쿠에바스·알칸타라·이대은이 1~3선발을 이루는 KT 마운드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3명의 기복이 너무 큰 게 걱정이다. KT는 시범경기 무승(1무5패)에 그쳤다.
 
 
“양의지를 집으로 들이십시요.”(이동욱 NC 감독)
 
NC 이동욱 감독. [연합뉴스]

NC 이동욱 감독. [연합뉴스]

주영은 강예서의 라이벌 김혜나를 집으로 들이라는 파격적인 조언을 했다. 서진은 혜나를 둘째 딸 예빈의 입주과외 교사로 들였다. NC는 4년 125억원을 들여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전 두산)를 스카우트했다.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의 안방마님을 맡아 NC를 4전4승으로 무너뜨렸던, 가장 위협적인 상대를 영입했다. NC는 또 외국인 투수를  버틀러와 루친스키로 교체했다. 덕분에 5강 후보로 꼽힌다. 가벼운 부상 중인 우익수 나성범, 2루수 박민우, 선발투수 구창모가 변수다.
 
김식·김효경·박소영 기자 seek@joongang.co.kr
 
[사진 JTBC 방송 캡처]

[사진 JTBC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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