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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9명 사망 '췌장암', 말라리아 치료제로 잡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연구진이 췌장암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약물 치료법을 개발했다. 티모시 도나휴 UCLA 존슨 암 연구센터 종양외과장 등 연구진은 기존에 존재하던 두 개의 약물을 동시에 사용해 암이 영양소를 조달하는 경로를 억제하는 치료 전략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21일(현지시각)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됐다.
 
췌장암은 미국 내에서도 암 사망률 기준 세 번째로 높은 질병으로 스스로 에너지를 조달하는 자가 포식 때문에 항암치료에 내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미국국립과학원회보]

췌장암은 미국 내에서도 암 사망률 기준 세 번째로 높은 질병으로 스스로 에너지를 조달하는 자가 포식 때문에 항암치료에 내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미국국립과학원회보]

췌장암은 일단 걸리면 생존율이 매우 낮은 질병에 속한다. 국가암정보센터가 2017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1~2015년 사이 국내 췌장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10.8%밖에 되지 않았다. 5년 상대 생존율이란 암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이다. 해당 기간 췌장암에 걸린 환자의 평균 89.2%가 사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UCLA 연구진은 “미국 내에서도 췌장암은 암 사망률 기준 셋째로 높고, 치료에 대한 내성이 높아 치명적”이라며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진은 먼저 암세포가 생존을 위해 '연료'를 얻는 방식에 주목했다. 황진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의 경우 자신의 노폐물·단백질 등을 분해하는 ‘자가포식’을 하고, 이를 재활용해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이 과정을 약물로 근본적으로 억제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암세포가 세포 내 성분 대사에 관계하는 ‘리소좀’에 크게 의존하는 특징을 타깃으로 했다. 


췌장암 세포는 자가포식으로 에너지를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과 수술후 췌장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4.5년 정도다. [중앙포토]

췌장암 세포는 자가포식으로 에너지를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과 수술후 췌장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4.5년 정도다. [중앙포토]

연구진은 이런 과정을 억제하는 약물 조합을 찾아내기 위해 약 500여 가지의 기존 약물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그 결과 기존 말라리아 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클로로퀸과 ‘복제 스트레스 반응 억제제’가 함께 사용됐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을 발견했다. 클로로퀸만 사용했을 때도 췌장암 세포는 자신의 DNA를 복제하고 수리하는 대사가 줄어드는 것이 관찰됐다. DNA를 이루는 단위 중 하나인 뉴클레오타이드 합성이 방해되기 때문이었다.
 
황진혁 교수는 “췌장암은 혈관 분포가 좋지 않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끊임없이 에너지를 조달하는 ‘굶주린 세포’”라며 “이 때문에 기본적으로 항암 치료에 내성을 가지고 있어 그간 예후가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연구를 비롯해 지난 2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도 클로로퀸과 MEK 억제제 등 기타 약물을 조합하는 형태의 치료법이 소개되며 췌장암 치료법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과수술을 거쳤을 때 췌장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약 4년 반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향후 이 약물 조합이 종양 성장을 억제하고 췌장암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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