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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거래세 '찔끔' 인하에 투자자들 실망…업계 "아쉽지만 일단 환영"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을지로 IBK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을지로 IBK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아주 혁신적으로 0.05%포인트나 내렸구만. 대단한 혁신이다(anam****)."
 
21일 정부의 증권거래세 인하 발표에 대한 포털사이트 댓글이다. 대단하다는 건 반어법이다. 증권 투자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당초 기대한 수준에 미치지 못해서다.
 
정부의 증권거래세 인하 소식에 대한 포털사이트 댓글 반응. [네이버 캡쳐]

정부의 증권거래세 인하 소식에 대한 포털사이트 댓글 반응. [네이버 캡쳐]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이날 '혁신금융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을 팔 때 부과하는 증권거래세를 0.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현재 매도 대금의 0.3%(농어촌특별세 포함)인 코스피ㆍ코스닥 증권거래 세율은 0.25%가 된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안에 증권거래세법 시행령을 고칠 계획이다.
 
초기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코넥스 시장에선 현재 0.3%인 증권거래세를 0.1%로 낮춘다. 세율 인하폭은 0.2%포인트다. 코넥스의 하루 평균 거래금액은 전체 증시의 0.004% 수준이다.
 
이날 발표된 정부안은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특위가 발표한 방안보다 후퇴했다. 자본시장특위는 지난 5일 증권거래세를 내년부터 0.06%포인트씩 인하해 2024년에 완전히 폐지하는 안을 내놨다.
 
이번 정부안에는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인하 방침도 없고 최종 폐지에 대한 언급도 빠졌다. 기재부가 '세수 불확실성'을 이유로 증권거래세의 추가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2017년 증권거래 세수(농특세 포함)는 6조3000억원에 달한다. 
 
주식 투자자들은 포털사이트 댓글 등을 통해 "생색내지 마라"거나 "새 모이도 이것보단 많이 주겠다"며 반발했다. 
 
최길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나 코스닥 시장에서의 증권거래세 인하 효과는 당장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단적인 예로 이번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증권주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다른 곳에서 세수를 마련할 방법이 마땅찮은 상황에서 0.05%포인트의 세율 인하폭이 작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증권거래세 추가 인하 논의는 주식 양도소득세 대상을 넓히는 식으로 세수 확충 방안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증권거래세 인하 소식에 대한 포털사이트 댓글 반응. [네이버 캡쳐]

정부의 증권거래세 인하 소식에 대한 포털사이트 댓글 반응. [네이버 캡쳐]

 
금융투자 상품간 이익과 손해를 합쳐서 세금을 매기는 방안(손익통산)과 여러 해에 걸쳐 발생한 이익과 손해를 합쳐서 계산하는 방안(이월공제)은 중장기 과제로 미뤄졌다. 손익통산과 이월공제는 금융투자업계의 핵심 요구사항이었고 민주당 자본시장특위도 추진 방향에 동의했었다.
 
 
 
다만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에 동시에 투자하는 경우 양쪽의 이익과 손해를 합산해서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방안은 내년부터 시행한다.
 
금융투자협회는 아쉽지만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용원 금투협회장은 "증권거래세의 추가적이고 단계적인 인하와 금융상품간 손익통산 등의 조속한 검토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손익통산과 이월공제를 당장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2~3년이면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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