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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전주 드레스룸 사망' 미스터리 풀리나…경찰 '그날 셋톱박스' 압수했다

여성 이미지. [중앙포토]

여성 이미지. [중앙포토]

전북 전주의 한 아파트 드레스룸(옷방)에서 20대 주부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 여성의 집에서 TV 셋톱박스를 압수해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A씨(사망 당시 27세) 유족이 살인 혐의로 고발한 남편 B씨(31)가 어떤 프로그램을 봤는지 확인해 사건 당일 B씨의 행적을 밝히고, 경찰에서 한 진술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서다. 세 살배기 아들을 둔 평범한 여성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풀릴지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21일 "피고발인 신분인 B씨를 상대로 서너 가지 강제수사 절차를 밟았고,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압수수색 등을 통해 B씨 부부 집에 있던 셋톱박스와 B씨 휴대전화 통신 내역,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과학적 증거 수집 및 분석 기법)으로 분석하고 있다. 셋톱박스는 가정에서 지상파·케이블·위성방송을 수신해 TV를 시청하기 위한 장치다. 경찰은 셋톱박스 기록과 다른 개인 기기 등을 비교·분석해 사건 당일 B씨의 동선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할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4일 오후 8시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 아파트 침실 옆 드레스룸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에 옮겨졌지만, 오랫동안 산소 공급이 끊겨 뇌의 80%가 손상돼 12월 29일 숨졌다.  
 
A씨 유족은 "자살할 이유가 없다"며 지난 1월 중순 살인·사체유기·자살방조 등 세 가지 혐의로 B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B씨에 의한 타살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유족은 "A씨는 쓰러지기 직전 남편(B씨)의 외도로 이혼 소송을 준비 중이었고, 이혼 후 아들을 키우기 위해 취직자리와 새 집도 알아보러 다녔다"며 "이런 내용은 A씨 휴대전화에 모두 저장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숨지기 직전 A씨 몸에 있던 멍 자국과 드레스룸에서 발견된 혈흔 등을 들며 사건 당일 B씨의 폭행도 의심하고 있다.  
 
경찰과 유족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4일 오후 7시쯤 본인의 쌍둥이 여동생에게 '드레스룸 대피소 쪽 아래'라는 말 뒤에 영어 알파벳과 숫자가 적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여동생은 문자를 보냈지만, A씨 휴대전화는 꺼진 상태였다. 부랴부랴 A씨 집에 갔더니 B씨가 A씨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119 신고는 이웃 주민이 이날 오후 8시쯤 했다. "B씨가 드레스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A씨를 처음 발견하고도 곧바로 119에 신고하지 않은 것도 석연치 않다"고 유족은 주장했다.  
 
사건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전주 완산경찰서는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 전담팀을 꾸렸다. B씨는 두 차례 경찰 조사에서 "아내를 죽일 이유도 없고, 죽이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씨의 사망 원인은 질식사다. 부검 당시 A씨 몸에는 상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근 완산경찰서 형사과장은 "아직 자살인지, 타살인지 단정 짓기 어렵다"며 "타살 혐의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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