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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부 난민 막자 불만”…스쿨버스 기사가 51명 납치

이탈리아 스쿨버스 기사가 학생을 납치 후 버스에 불을 질러 버스가 전소된 모습. 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스쿨버스 기사가 학생을 납치 후 버스에 불을 질러 버스가 전소된 모습. 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정부의 난민정책에 불만을 품은 스쿨버스 운전사가 학생·교사 51명을 납치해 버스에 불을 질렀다. 학생과 경찰의 발 빠른 대처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경찰은 테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에 나섰다.
 
Sky TG24 등 현지 언론은 북부 크레모나에 위치한 한 중학교 스쿨버스 기사가 버스에 탑승한 51명을 납치해 불을 질렀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운전사는 2004년 이탈리아 국적을 취득한 세네갈 출신 우세이누 사이(47)다. 
 
이날 오전 학생들을 태운 운전사는 학교가 아닌 밀라노로 향했으며 학생들의 손을 묶고 휘발유와 라이터로 이들을 위협했다. 이 납치극은 약 40분간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운전사는 “오늘 아무도 살아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납치극은 한 학생의 기지 덕분에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 라레푸블리카는 “범인이 학생들의 휴대폰을 전부 빼앗았지만 한 학생이 휴대폰을 은밀히 바닥에 떨어뜨린 뒤 결박을 풀어 가까스로 경찰에 신고해 범인의 끔찍한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범인은 이 과정에서 버스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현지 경찰은 “버스가 경찰이 설치한 차단막에 막히자 운전자는 미리 인화성 물질이 뿌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버스에 불을 붙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차량의 유리창을 깨고 학생들을 구출해 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범인은 이탈리아 정부의 강경한 난민정책에 불만을 품고 이번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남성은 경찰에 체포된 뒤 “지중해에서 일어나는 죽음을 멈춰라. 난 학살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스쿨버스 기사가 학생들을 납치했지만 학생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스쿨버스 기사가 학생들을 납치했지만 학생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 [EPA=연합뉴스]

또 버스에 동행했던 한 교사는 ANSA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와 아는 사이고 버스운전이 처음도 아니다”라며 “그는 난민정책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 학생은 “범인이 ‘아프리카 사람들이 죽어나고 있는 건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와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의 잘못’이라고 반복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그는 이탈리아에 오려다 바다에 빠져 사망한 자신의 딸 3명에 대해 복수를 하기 위해 우리를 죽이려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관계자는 “납치와 방화, 대량 살상 시도, 테러 등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슬람 관련 문구를 외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후 살비니 부총리는 “음주운전과 성범죄 전과가 있는 남성이 어떻게 스쿨버스 운전을 할 수 있었는지 알고 싶다”며 “경찰이 범인의 집을 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살비니 부총리는 반난민·반이슬람을 내세우며 난민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항구를 봉쇄하는 등 강경 난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도착한 아프리카·중동 등지의 난민은 약 65만 명이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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