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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짙은 머리 외신기자

고정애 탐사보도에디터

고정애 탐사보도에디터

5년 전 취재했던 이에게 다시 연락한 건 최근 그의 트윗을 보고서다. 청와대를 향해 “업무를 수행했을 뿐인 한국인 기자를 여당이 비난했다. 그 정당의 대통령을 홍보하는 데 내 기사가 쓰이도록 허락한 바 없다”며 관련 트윗의 삭제를 요구했다. 사실 더 뭐랄 여지가 있긴 했다. 기사 제목은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북한에 더 제재가 필요하다. 경제개발 계획도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취지였다. 청와대의 트윗엔 “브룩스 전 사령관이 ‘북한이 비핵화로 나간다면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남북경협을 뛰어넘는 국제 경제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로 돼 있다. 오도라면 오도였다.
 
그렇더라도 청와대에 삭제를 요구한다? 강렬했다. 당사자이자 북한뉴스 전문매체인 ‘NK뉴스’ 설립자인 채드 오캐럴에게 e메일을 보낸 이유였다. 민주당 주변에서 나오는 “‘검은머리 외신기자’들이 민주당에 대한 비난을 주도한다”는 주장도 확인하고 싶었다. 오캐럴은 짙은 갈색 머리다.
 
20일 ‘보내기’ 버튼을 누른 지 80분도 안 돼 답장이 왔다. A4 용지 2장 분량(1000단어)의 장문이었다. 다음은 요지다. “북한 관영 매체가 2017년 공화국 존엄을 모독했다며 한국 기자들을 거명, 극형에 처한다고 했다. 민주당 대변인은 블룸버그 기자가 국가와 민족을 배반했다고 했다. 직접적(북한), 간접적(민주당)으로 다른 기자들도 위협을 느껴 자기검열을 하게 하려는 것이다. 현지 기자들은 우리의 눈과 귀로 사실을 보도해 왔다. 8년째 남북한 뉴스를 쫓고 있는데 박근혜 정부의 대 언론 행태를 경멸했었다. 2019년 다시 이런 상황이 전개되는 게 진정 실망스럽다(deeply dismaying).”
 
논란이 불거진 후 외신 기자들은 청와대의 입장을 줄곧 물었다. 그러길 사흘 만인 20일 밤 청와대는 “언론의 자유를 지지한다. 만약(if) 위협이 발생하면 나서겠다”고 했다. 오캐럴은 이후 “원칙적으로 유감인데, 민주당이 (위협을) 초래했다고 믿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냉소했다. 그가 냉소할 일은 더 있다. 청와대는 21일 낮까지도 문제의 트윗을 삭제하지 않았다.  
 
고정애 탐사보도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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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