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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의 물 지하 4km 주입, 숨어 있던 단층대 다섯 번 자극

2년 전 포항 지진의 원인을 규명할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 포항 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20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 지진과 지열발전 연관성 조사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이 한 시간 넘게 연구결과에 대해 설명한 뒤 “포항 지진은 지열발전에 의한 인공지진”이라고 결론 내리자 장내에서는 박수소리와 함께 “피해 보상하고 책임자 처벌하라” “국정조사 열어서 그간의 문제점을 낱낱이 조사하자”와 같은 목소리들이 터져나왔다. 이날 새벽 전세버스 편으로 상경한 300여 명의 포항시민들이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해 3월 시작해 1년을 끌었던 포항 지진 원인 조사는 그간의 소문과 짐작대로 ‘인공 지진’으로 결론났다. 정부조사연구단은 이날 발표에서 외국 학자들로 구성된 해외조사위원회를 전면에 내세웠다. 조사 결과의 공정성 시비와 여파를 우려한 정부조사연구단의 고육지책이었다. 해외조사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셰민 게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가 맨처음 나섰다. 그는 “그간 지열발전에 의한 다섯 번의 중요한 지층 자극이 있었다”며 “포항 지진은 지층에 고압의 물을 주입(지하 약 4km)하면서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를 활성화해 촉발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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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을 이끈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최종 결론 발표에서 “고압의 물이 가해진 위치와 시간이 지진 발생의 시공간적 분포와 일치했다”며 “물 주입이 단층면에 미소(약한)지진을 일으켰고, 그 영향이 계속 누적되면서 거의 임계 응력 상태에 있었던 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이라고 조사 결과를 매듭지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에 따라 앞으로 정부를 대상으로 한 수천억원대의 소송전과 함께 어떤 과정을 거쳐 지열발전 실험이 진행됐는지, 그 사이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진상과 책임 규명을 위한 조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애초 포항 지진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는 총 2만7317건이며 피해액은 551억원으로 집계했지만, 이날 조사단이 공개한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총 피해액은 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사업을 영구 중단키로 했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정부는 피해를 본 포항 시민들께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조사연구단의 연구결과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취해야 할 조치를 최선을 다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준호·서유진·허정원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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