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안장원 기자 사진
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팀장

보유세 줄이려 증여? 자칫하면 60배 ‘세금 폭탄’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올해 예정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20~30% 오르며 보유세가 한도1주택자 50%)까지 늘어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중소형인 전용 84㎡의 공시가격이 올해 20억원에 육박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뉴스1]

올해 예정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20~30% 오르며 보유세가 한도1주택자 50%)까지 늘어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중소형인 전용 84㎡의 공시가격이 올해 20억원에 육박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뉴스1]

지난해 초 집값이 뛸 때 상당한 대출을 안고 국내 최고가 아파트의 하나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이하 전용면적)를 매입한 박모(48)씨. 지난 14일 열람에 들어간 올해 예정 공시가격을 본 뒤 세금 걱정이 많다. 지난해 15억원대인 이 집의 올해 공시가격이 19억원대로 나왔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친 보유세가 지난해 600여만원에서 올해 900여만원으로 급증하게 된다. 
   
박씨는 아파트 지분의 절반을 아내에게 증여할지 고민하고 있다. 증여를 통해 절반 공시가격의 지분 둘로 나누면 각각 낮은 세율을 적용받아 세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시가격 급등 등으로 올해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유세 절세 전략으로 증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주로 가족에게 무상으로 주는 증여는 대개 집값이 오를 때 많이 늘어난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증여해 증여세 등 비용을 줄이려는 목적에서다. 실제로 서울 주택 증여 건수는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줄곧 늘었다.     
 
그런데 지난해 9·13대책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는데도 증여는 되레 급증하고 있다. 지난 1월엔 아파트 증여 건수가 집계를 시작한 2006년 1월 이후 처음으로 매매의 2배를 넘겼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우진 세무사는 “올해부터 세율 인상 등으로 종부세가 강화되고 정부의 현실화 방침으로 보유세 계산 기준인 공시가격도 뛰어 보유세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여 상담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증여하면 공시가격이 쪼개져 각각에 적용되는 세율이 내려간다. 올해부터 종부세도 다주택자에 세율을 가산하기 때문에 증여로 개인 소유 주택 수를 줄여도 그렇다. 올해 공시가격이 확정되기 전에 미리 증여하는 것은 증여세 등 증여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증여받은 사람은 공시가격으로 취득세를 내고 증여세는 시가가 기준이지만 시세 파악이 어려울 경우 공시가격으로 계산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부부 간 증여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 있다. 보유세 절세 효과는 작고 이보다 훨씬 큰 세금 폭탄이 기다린다. 증여받는 배우자가 내는 증여세와 취득세 때문이다. 1주택자이고 가격이 비쌀수록 증여가 불리하다.
  
김종필 세무사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올해 예정 공시가격 16억원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를 각각 50%씩 부부 공동 소유로 하면 올해 부부의 총 보유세가 720만원에서 590만원으로 130만원(18%) 줄어든다. 지분을 절반으로 줄여도 보유세가 그만큼 감소하지 않는 것은 재산세가 줄지 않아서다. 재산세는 주택별로 매겨지기 때문에 단독 소유나 공동 소유나 똑같다.
 
증여받은 사람은 증여세로 1억3100만원, 취득세로 2430만원을 내야 한다. 증여세는 배우자 공제 6억원을 빼더라도 세율이 10~50%로 높다.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가 25억원 정도로 증여 금액은 12억5000만원이다. 6억원을 공제한 6억5000만원에 해당하는 세율이 30%다. 증여의 취득세율이 3.8%(85㎡ 이하), 4.0%(초과) 단일세율로 가격에 따라 차이 나는 매매 세율(1.1~3.5%)보다 높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올해부터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공시가격 중 세금 계산 기준, 올해 85%)이 100%까지 올라가는 2022년까지 4년간 총 세금을 비교하면 단독 소유가 3240만원이고 증여 시 1억7960만원이다. 2022년까지 공시가격이 같다는 전제로 추정했다.  
 
주택의 공시가격이 낮으면 단독 소유와 공동 소유의 세금 차이가 줄어든다. 올해 공시가격 9억2800만원이 되는 마포구 용강동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84㎡는 단독 소유 1100만원과 공동 소유 3260만원이다.
 
2주택자를 보자. 올해 예정 공시가격이 16억원대로 비슷한 래미안퍼스티지 84㎡와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84㎡ 두 채를 가진 사람이 래미안퍼스티지를 배우자에 증여할 경우엔 앞으로 4년간 총 세금이 단독 소유 1억7970만원, 증여 7억3150만원이다.  
 
그렇다고 증여가 무조건 손해인 것은 아니다. 증여세가 없는 시세 6억원 이하는 증여가 낫다. 래미안퍼스티지와 올해 예정 공시가격 4억2500만원인 노원구 상계동 주공7단지 79㎡(시세 6억원)의 경우는 세금이 단독 소유 7850만원, 증여 6550만원이다.    
 
비싼 집의 경우 증여로 증여세·취득세보다 많은 보유세 절감 효과를 보려면 장기 보유해야 기대할 수 있다. 래미안퍼스티지 84㎡ 1주택자 증여에서 증여세·취득세로 1억5500만원을 써서 매년 250만원(2022년 기준) 정도의 보유세를 아낀다. 보유세 절세를 위해 60배가 넘는 비용을 쓰는 셈이다. 
  
래미안퍼스티지 84㎡와 압구정 현대 84㎡ 2주택자는 보유세를 연간 2000만원가량 줄이려 30배 정도인 증여세·취득세 6억3000만원을 들이게 된다.
  
여기다 1주택자 증여는 나이가 많고 주택을 오래 보유할수록 불리하다. 증여로 지분을 둘로 나누면 1세대 2주택이어서 60세 이상, 5년 이상 보유에 적용되는 고령자·장기보유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김종필 세무사는 “부부 간 증여에 함정이 많다”며 "예정 보유 기간, 양도세, 상속 등을 모두 따져 득실을 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이메일 받기를 하시면
기사 업데이트 시 메일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다른 기자들의 연재 기사 보기

뉴스레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