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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진 부모 살해 피의자, 휴대폰으로 '엄마 행세' 했다

최근 살해된 채 발견된 이희진씨 부모의 시신이 안치된 빈소. 남궁민 기자

최근 살해된 채 발견된 이희진씨 부모의 시신이 안치된 빈소. 남궁민 기자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수감 중)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는 범행 이후 피살된 모친 휴대전화를 이용해 모친 행세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피의자들은 범행을 한 달 가까이 준비한 정황도 드러났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강력계는 주범격인 피의자 김모(34)씨가 부부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달 25일 이후 그가 숨진 이씨 어머니 황모(58)씨의 행세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사건 현장에서 황씨의 휴대전화를 갖고 나와 들고다니며 이씨의 동생 등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가 오면 자신이 황씨인 것처럼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씨의 동생은 김씨와 며칠간 메시지를 주고 받다가 어느 순간 황씨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고 불안한 마음에 직접 부모의 집에 찾아갔지만, 집 비밀번호가 바뀌어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부모의 집으로 들어가지 못한 후 이씨 동생은 어머니가 전화를 받지 않고 카카오톡 연락도 끊기자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사건 수사가 이씨 동생의 실종신고에서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김씨의 이같은 은폐 행각은 경찰의 수사를 늦추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아버지 휴대전화 또한 현장에서 사라져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며 “김씨가 정확히 며칠간 피해자 행세를 했는지는 더 조사를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김씨가 한 달 가까이 이 사건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나타났다. 김씨는 범행 당일 중국으로 출국한 A씨 등 공범 3명을 모집하기 위해 지난달 초 공범들을 모집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이씨 부모는 지난 16~17일 각각 안양의 자택과 평택의 창고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용의자는 총 4명으로 1명은 검거됐고 다른 일당은 중국으로 도주했다.
 
앞서 경찰은 16일 오후 4시쯤 “부모님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이씨 동생의 신고를 접수하고 오후 6시쯤 안양 자택 옷장에서 이씨 어머니 황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후 CCTV 분석을 통해 의심 차량을 특정하고 용의자 추적에 나선 결과 이튿날인 17일 오후 3시17분쯤 유력 용의자 김씨를 체포했다. 그의 자백에 따라 이날 오후 4시쯤 평택 창고 냉장고 안에 보관된 이씨 아버지(62) 시신을 발견했다. 이 창고는 용의자 가운데 1명이 임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망한 부부가 약 3주 전인 지난달 25일 자택에서 살해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씨는 오후 3시51분쯤 다른 용의자 3명과 함께 이씨의 집에 들어갔다. 이들은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부부는 집 안에 없었다. 이씨 부부는 약 15분 뒤인 오후 4시6분 자택으로 들어갔고, 이 자리에서 살해됐다. 김씨를 제외한 용의자 3명은 오후 6시10분쯤 현장을 떠났고, 오후 11시51분 인천발 항공편으로 중국 칭다오로 출국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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