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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히 숨긴뒤 '던지기'…'버닝썬 마약' 물뽕 이렇게 팔았다

경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19일 이른바 '물뽕'을 사들여 유통시킨 일당을 검거했다. 판매책임자인 30세 남성은 자신의 차에 물뽕을 보관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사진 경북경찰청]

경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19일 이른바 '물뽕'을 사들여 유통시킨 일당을 검거했다. 판매책임자인 30세 남성은 자신의 차에 물뽕을 보관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사진 경북경찰청]

지난 2월 초순 서울 구로구의 지하철 7호선 철산역 입구. 사복을 입은 경찰 3명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몇분 뒤 오토바이를 타고 온 퀵서비스 배달원이 이들에게 다가왔다. 경찰은 배달원에게 봉투에 담긴 20만원을 건넸다. 그러곤 얼마 있지 않아 경찰에게 SNS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철산역 지하철 물품보관소에 가면 물건이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경찰이 물품보관소를 열어보니 투명한 액체가 담긴 작은 통이 하나 있었다. 경찰이 감정을 해보니 불법 '강간 약물'로 불리는 이른바 '물뽕(GHB)'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 즉시 판매자의 SNS를 추적해 인적사항과 주거지를 확인했고, 지난 11일 서울 구로구의 한 빌라에서 잠복수사 끝에 GHB 판매총책인 30세 남성을 검거했다. 
 
최근 서울 강남 클럽 '버닝 썬'에서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의 중심에 선 마약류인 GHB를 대량으로 사들여 유통한 일당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경찰청 마약수사대는 GHB를 구매해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A 씨(30)를 구속하고 중간에서 이를 판매한 B 씨(26)와 C 씨(48)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로부터 GHB를 구매한 D 씨(24) 등 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월 서울에서 GHB 4L를 지인에게 샀다. 과거 A 씨와 식당에서 함께 일했던 지인은 그에게 "돈이 될만한 물건이 있는데 처분해보지 않겠냐. 우리 한번 거액을 만져보자"고 접근했다. 당시 주방용품 판매업체에서 일하던 A 씨는 8000만원 상당, 800회가량 사용할 수 있는 양의 GHB를 샀다. 그리고 직장동료인 B 씨 등을 판매책으로 모집했다. 이들은 구글과 트위터 등 온라인사이트에 "GHB을 판매한다"라는 글을 올려 구매자들에게 접근했다. 
 
판매책은 구매자들과 연락이 닿으면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판매했다. 지하철 물품보관소 등 마약 판매책이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둔 후 구매자로부터 대금을 받으면 숨긴 장소를 알려줘 찾아가게 하는 비대면 거래 방식이다. 
 
지난 1월부터 검거 직전까지 약 2개월간 이들은 GHB 400㎖(800만원 상당)를 판매하고, 남은 GHB 3.6L(7200만원 상당, 720회 분량)를 차량 및 주거지에 보관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GHB 외에 졸피뎀·로라제팜·알프라졸람 등 마약류 총 11 정도 압수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열린 남성 약물 카르텔 규탄 시위에서 여성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시위는 클럽 버닝썬 사태로 비롯된 불법 약물 유통 범죄를 규탄하기 위해 열렸다. 참가자들은 '물뽕', '데이트 강간 약물'이라 불리는 GHB(Gamma-Hydroxy Butrate)를 이용해 클럽에서 여성들을 성폭해 온 남성들을 규탄하며 범죄 근절을 요구했다. [뉴스1]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열린 남성 약물 카르텔 규탄 시위에서 여성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시위는 클럽 버닝썬 사태로 비롯된 불법 약물 유통 범죄를 규탄하기 위해 열렸다. 참가자들은 '물뽕', '데이트 강간 약물'이라 불리는 GHB(Gamma-Hydroxy Butrate)를 이용해 클럽에서 여성들을 성폭해 온 남성들을 규탄하며 범죄 근절을 요구했다. [뉴스1]

경찰은 이들이 성인용품 판매점 등에 약물을 판매하고 유통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아직 밝혀지지 않은 유통처를 추적하고, 약물의 출처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정용민 경북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장은 "최근 버닝 썬 사태로 GHB 등이 논란이 되면서 실제 구매를 해보는 방식으로 수사를 시도했다"며 "총 판매책에게 접근해 GHB를 건넨 지인은 현재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GHB는 무색·무취로 주로 술이나 물에 타서 마시며 10분∼15분 이내에 효과가 나타나 3∼4시간 효과가 지속하는 향정신성의약품(2001년 제44차 유엔 마약위원회에서 규정)이다. GHB를 먹으면 다소 취한 듯 기분이 좋아지며 강한 흥분작용을 일으켜 데이트 강간 약물로 불리기도 한다.
 
안동=백경서 기자 bea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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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