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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시세차익 20억...'집은 돈버는 수단' 입증한 국토장관 후보

“앞으로 주택 시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
“갭투자 등 투기 수요 억제 기조 유지하겠다.”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8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자료의 내용이다. 이를 접한 대중은 실소하고 분노했다. 한때 3주택자였던 최 장관 후보자가 강조한 ‘실수요자’ 정책 이야기의 괴리감은 컸다. 그의 부동산 거래가 위법하지 않았어도, 소시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크다. 진입 장벽 높아진 부동산 시장에서 최 장관은 ‘그들만의 리그’에 안착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이 “다주택자는 투기꾼”이라며 지난해부터 각종 세금 부과 정책을 펼치자 그들만의 리그는 증여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양도소득세를 내면서까지 팔아 1주택자가 되기보다 자식들에게 물려주기를 택한 것이다. 
 
거래 절벽인 시장에서 증여 건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최 장관 후보자도 같은 선택을 했다. 후보자 지명 직전, 거주하던 분당구 정자동의 아파트를 딸과 사위에게 나눠 증여한 뒤 월세를 내며 살고 있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을 터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보면 '절세 테크닉'이고, 리그 밖에서는 '꼼수 증여'라고 부른다.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모습. [연합뉴스]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모습. [연합뉴스]

 
반면 서울에서는 내 집 마련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의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은 지난해 말 중위소득ㆍ중위 주택 기준 14.3년을 기록했다. 중산층이 버는 돈 한 푼 쓰지 않고 모아도 주택 구매에 14.3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강남권의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4000만 원대 후반에 달한다. 강북도 최근 2500만원 선을 뚫었다. 강북의 30평대 아파트 분양가가 9억원을 돌파하는 시대다. 
 
오른 집값을 견디지 못해 지난해 13만5216명이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주했다. 주택 실수요층인 40대, 2만1791명이 순 이동했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서울살이를 위한 부동산 사다리가 걷어차진 지 오래다”는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난제들을 풀어야 할 주무 부처의 수장인, 최 후보자의 부동산 대물림에 서민들이 화가 나는 이유다.  
 
청와대는 감싸기에 나섰다. 딸에게 증여한 분당 아파트 외에 최 후보자는 주미대사관 건설교통관으로 재직을 앞둔 2003년 1월께 배우자 명의로 재건축 전인 잠실 주공 아파트를 3억원에 매입했다. 지금의 잠실 엘스 아파트(전용 59.97㎡)다. 현재 시세는 13억~15억원에 달한다. 갭투자 의혹에 청와대는 적극 해명에 나섰다.  
 
“갭투자는 단기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투자하는데 최 후보자는 16년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전세가율도 낮은 편이라 갭투자로 보기 어렵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보유 기간보다 실제 거주 목적이 있었느냐가 더 중요하다. 전세가율이 낮은 것은 집값이 그만큼 올라서다. 최 후보자는 16년간 단 한 번도 살지 않고 전세를 줬으며 매도한다면 시세차익은 확실히 거두는 셈이다.   
 
분당 및 잠실의 아파트, 세종시 펜트하우스 입주권 등을 따지면 최 후보자가 거둔 시세차익은 2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 보유한 투기였든, 투자였든 그가 확실히 보여준 게 하나 있다. “부동산으로 돈 벌 수 있다.” 사다리가 걷어차인 부동산 시장에서 약자로 살아야 하는 서민들에게 서글픈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한은화 건설부동산팀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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