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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로 가는 현대차'…1위 모빌리티 기업에 역대 최대 투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인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 '올라(Ola')에 역대 최대 규모인 3억 달러 투자를 결정하고 아시아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달 말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정의선(왼쪽) 수석부회장과 바비쉬 아가르왈 올라 CEO가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기아자동차가 인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 '올라(Ola')에 역대 최대 규모인 3억 달러 투자를 결정하고 아시아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달 말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정의선(왼쪽) 수석부회장과 바비쉬 아가르왈 올라 CEO가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기아자동차가 인도 최대 차량호출 기업에 3억달러(약 3400억원)를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이 지금까지 진행한 해외기업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현대차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모빌리티’(이동성) 부문을 선점해 최근 실적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현대·기아차는 19일 인도 최대 차량호출 기업인 ‘올라(Ola)’에 3억달러를 투자하고 자동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차량관리 서비스인 ‘플릿(fleet)’ 솔루션과 모빌리티 서비스 등에 협업한다고 밝혔다. 투자액은 현대차가 2억4000만달러, 기아차가 6000만달러를 부담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동남아시아 우버’로 불리는 그랩(grab)에 2억7500만달러(약 3100억원)를 투자했는데, 이번 투자는 이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 카풀 스타트업인 럭시에 50억원을 투자하며 한국 모빌리티 시장을 타진했지만 1년도 되지 않아 투자계획을 철회했다. 택시업계의 반발이 심한데다 국내 규제 상황도 여의치 않아서였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동남아·유럽 등 해외 모빌리티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2011년 설립된 올라는 인도와 호주 등 글로벌 125개 도시에서 차량호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인도 모빌리티 1위 업체다. 등록 차량 130만대, 누적 호출 건수 10억건 이상을 자랑한다. [사진 현대자동차]

2011년 설립된 올라는 인도와 호주 등 글로벌 125개 도시에서 차량호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인도 모빌리티 1위 업체다. 등록 차량 130만대, 누적 호출 건수 10억건 이상을 자랑한다. [사진 현대자동차]

2011년 창업한 올라는 인도에서 우버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80%를 차지한 차량호출 분야의 최강자다. ‘동남아 우버’인 그랩은 토요타·소프트뱅크(일본), 디디추싱(중국) 등 해외 경쟁업체들이 투자하고 있지만 올라의 투자자 가운데 자동차 업체는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지만 인도는 유일하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오는 2021년 인도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의 자동차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1998년 인도에 진출한 현대차의 판매량(내수·수출 포함)은 2008년 50만대에서 올해 8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중국 시장 예측 실패로 실적이 악화된 현대차그룹으로선 인도 시장에서 부진을 만회해야 할 형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인도 카셰어링 업체 ‘레브’에 전략적 투자하는 등 인도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서남아·동남아에서 ‘모빌리티’ 사업으로 미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올라와 ▶자동차 데이터 기반 관리 서비스인 플릿 솔루션 사업 ▶인도 시장에 특화한 전기차 생태계 및 차량호출 사업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 등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인도에서 열린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 기조연설에서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인도에서 열린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 기조연설에서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연합뉴스]

아시아 모빌리티 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하는 건 정의선 수석부회장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현대차그룹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변신하겠다”고 밝혔다. 완성차 업체에서 서비스 업체로 체질을 바꾸기 위한 고강도 혁신 전략이 이번 투자의 배경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말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에서 바비쉬 아가르왈 올라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이번 투자계획을 확정지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올라 CEO를 만난 자리에서 “인도 모빌리티1위 업체인올라와의 협력을 통해 현대차가 목표로 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의 전환 노력에 속도가 붙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가르왈 CEO도 “현대차와 협력으로 인도 10억 인구를 위한 모빌리티 솔루션 구축에 나설 수 있게 됐다”며 “현대차와 함께 차세대 모빌리티 솔루션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공격적인 인도 진출은 중국 생산시설 구조조정과 더불어 현대차그룹의 아시아전략이 중국에서 동·서남아시아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베이징(北京)과 옌청(鹽城)에 있는 현대·기아차 공장을 구조조정해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한편,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아시아권 시장으로 적극 진출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올라와 함께 협업하는 첫 사업인 ‘플릿 솔루션’은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플릿 솔루션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특성을 반영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공급하고 차량 관리 및 정비, 금융에 이르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차를 만들어 파는 단순 사업구조를 벗어나 모빌리티와 공유경제 전반에 이르는 사업 영역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현대자동차의 모빌리티 사업 투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영입한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이 주도한다. 지 본부장이 2017년 이스라엘에서 열린 '2017 대체연료 & 스마트 모빌리티 서밋'에서 기조연설하는 모습.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의 모빌리티 사업 투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영입한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이 주도한다. 지 본부장이 2017년 이스라엘에서 열린 '2017 대체연료 & 스마트 모빌리티 서밋'에서 기조연설하는 모습.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 그룹의 아시아사업은 정 수석부회장이 영입한 삼성전자 출신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사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 2017년 설립된 전략기술본부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포함한 미래 혁신기술 투자와 그룹 차원의 대응체계 구축을 맡는 핵심 조직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면서 조직과 사업영역에 대한 혁신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현대차그룹의 변화가 가시화하면 실적 역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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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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