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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쇼크’의 웃픈 현실…40대 출산율 역대 최고, 10년새 2배로

서울 소재 한 중견기업에서 일하는 오모(41) 차장은 올 초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40대 이상 출산은 조산ㆍ저체중아 출산 위험이 높다지만, 그는 예정일보다 늦게 3.4㎏의 아기를 낳았다. 출산 소식이 알려지자 오 차장과 남편 휴대전화로 축하 전화와 메시지가 답지했다. 오 차장은 “아들이 대학생 때 우리 부부 모두 나이가 60세가 넘는다”며 “벌써 교육자금을 모으기 위해 남편과 재테크 계획을 짜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최초로 0명대 이하로 떨어지는 등 출산 기피 현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40대 이상 산모의 출산율을 계속 늘어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젠 40대 출산이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9일 통계청의 ‘모(母)의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자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 자료에 따르면 40~44세 산모의 출산율은 전년보다 0.4명 증가한 6.4명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처음 작성한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40~44세 산모의 출산율은 1993년에는 2.0명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꾸준히 오르고 있다. 특히 2008년 3.2명에서 10년 새 2배로 늘어나는 등 증가 속도가 빠르다. 한편 45~49세 산모의 출산율은 0.2명 선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40세 이상 산모가 낳은 신생아의 비중은 3.9%까지 올랐다. 1998년 0.8%, 2008년 1.5%에서 계속 비중은 커지고 있다. 물론 출산이 왕성한 시기인 20대~30대 초반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치지만, 요즘 같은 ‘저출산 쇼크’ 시대에 40대가 유일하게 출산율이 증가하고 있는 연령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40대 출산율 증가에는 우선 ‘의학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 많다. 우선 인공수정ㆍ시험관 아기 등 불임 치료가 일반화됐다. 여기에  고령 산모의 임신과 출산을 돕는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들의 임신 확률을 높였다.
 
이미 자녀를 둔 일부 부부들의 늦둥이 출산도 한몫했다. 강모(47)씨는 지난해 태어난 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아내(44)와 함께 집 근처 공원을 산책하는 게 큰 낙이다. 처음 임신 소식을 접했을 때는 고령 출산으로 고민이 많았지만, '하늘이 주신 선물'로 생각하고 아내의 출산을 적극 도왔다. 강씨는 "고등학생인 큰딸이 애 보는 것을 도와 손을 줄였다"며 "막내딸이 노는 것을 보면 살아 있는 인형 같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재혼 후 새로 꾸민 가정에서 자녀를 원하는 40대도 더러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안타깝게도, 비싼 자녀 주거비ㆍ교육비ㆍ양육비 등도 40대 출산의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경제적 안정을 이룰 때까지 결혼과 출산을 미루다가 결국에는 원하는 시기에 임신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만혼(晩婚)이 일반화되면서 초혼 연령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어 40대에 첫 아이를 낳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40대 출산율이 급격히 높아지진 않겠지만, 상당 기간 올라가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40대 산모가 늘어나는 것은 비단 한국만이 아니다. 인구 고령화가 한국보다 훨씬 앞서 시작된 유럽ㆍ일본 등에서는 한국보다 40대 산모의 비율이 더 높다. 스웨덴 뉴스통신사 TT의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에서 43~45세 출산 여성은 지난 2010년 1058명에서 2017년엔 1288명으로 21.7% 늘어났고, 46~49세 출산 여성은 2010년 168명에서 2017년 256명으로 52.4% 늘었다.
 
40대에 출산한 유명인도 많다. 한류스타 이영애씨는 마흔살에 남녀 쌍둥이를 자연 분만으로 출산했다. 니콜 키드먼, 할 배리, 머라이어 캐리, 마돈나, 브룩 실즈 등도 40세가 넘어서야 엄마가 됐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로 유명한 영국의 소설가 헬렌 필딩은 46세와 48세에 각각 아이를 출산했다.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최고령 자연임신은 미국의 루스 키슬러로 57세 때에 자연분만에 성공했다.
자료: 통계청

자료: 통계청

하지만 40대 출산이 늘어나는 것이 한국의 저출산 해법이 되긴 힘들다. 신체적 노화에 따른 출산의 한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안나(산부인과 전문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 난임ㆍ우울증 상담센터장은 “35세 이상 산모는 기형아 출산ㆍ유산 등의 위험에 노출된 ‘고위험 산모’로 분류된다”면서 “40대의 출산이 쉽지 않다는 의학적 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자료: 통계청

자료: 통계청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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