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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오일 손익분기점 50달러..."OPEC 영향력 더 줄어들 것"

사우디아라비아·이란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인은 국제유가보다 손익분기점(BEP)이 저점에 형성된 미국의 ‘타이트 오일(셰일 오일)’ 때문으로 분석됐다. 타이트 오일은 셰일가스가 매장된 퇴적암층에서 시추하는 원유로 탄소 함유량이 많고 황 함량이 적은 경질유다. 연구진이 분석한 타이트 오일의 BEP는 국제유가보다 낮은 배럴당 50달러 수준이었다.
 
셰일가스가 매장된 퇴적암층에서 나오는 '타이트오일'로 인해 향후 OPEC의 영향력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셰일가스 채취용으로 설치된 40m 높이의 시추기. 수직으로 1.6km를 파고 내려간뒤 다시 수평으로 1.6km를 암석을 파쇄하면서 가스를 뽑아올린다. [SK플리머스 제공]

셰일가스가 매장된 퇴적암층에서 나오는 '타이트오일'로 인해 향후 OPEC의 영향력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셰일가스 채취용으로 설치된 40m 높이의 시추기. 수직으로 1.6km를 파고 내려간뒤 다시 수평으로 1.6km를 암석을 파쇄하면서 가스를 뽑아올린다. [SK플리머스 제공]

로버트 코프먼 미국 보스턴대 연구진은 2007년 이후 10년간의 미국의 타이트 오일 가격과 생산에 대해 시계열분석을 진행하고 수평시추법(Horizontal Drilling)과 수압파쇄법(Hydraulic Fracturing) 등 기존 기술을 새로 활용해 생산단가를 낮춘 타이트 오일이 당분간 석유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분석결과는 19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먼저 유가가 급락한 2014년에 주목했다. 당시 브렌트유의 가격이 6개월 사이 배럴당 69달러나 하락하는 등 유가가 1980년대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구진은 그 원인을 두 가지로 분석했다. 하나는 미국 등 국가의 ‘타이트 오일 혁명’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견제하기 위한 OPEC의 원유 공급량 유지 결정이었다. 연구진은 “2011년 4월부터 2014년 11월 사이 타이트 오일 생산으로 인해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하루 360만 배럴로 크게 늘었다”며 그러나 OPEC은 (가격하락을 예상하면서도) 석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OPEC은 생산비용이 높아 BEP 역시 높던 타이트 오일과 가격경쟁하기 위해 2014년 당시 감산정책을 펴지 않았다. 사진은 국적선에 선적되는 미국산 셰일가스. [중앙포토]

OPEC은 생산비용이 높아 BEP 역시 높던 타이트 오일과 가격경쟁하기 위해 2014년 당시 감산정책을 펴지 않았다. 사진은 국적선에 선적되는 미국산 셰일가스. [중앙포토]

연구진은 “당시 OPEC은 원유 가격이 내려가면 생산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타이트 오일이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2014년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그 해 타이트오일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60~90달러 선에서 형성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기존 석유에 비하면 생산비용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 공세적인 전략을 취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추공이 급감하는 등 당시 타이트오일 업계가 위기를 맞기도했다.
 
그러나 미국은 빠르게 BEP를 낮추기 시작했다. 이현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가스연구센터장은 “타이트오일의 BEP가 낮아진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며 “그중 하나가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던 2014년 이전부터 타이트오일 시추 기술이 크게 개선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등 전통적 산유국의 유전은 마치 원유를 품은 ‘스펀지’와 같아서 시추가 쉬운 반면, 퇴적암층에 갇혀 있는 타이트 오일은 추출이 어려워 생산비용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고압의 물을 주입해 지하의 암석을 파쇄, 오일을 추출하는 수압파쇄법과 지하 2~3km에서 수평으로 다시 암석을 뚫는 수평시추법이 개발돼 생산비용이 절감됐다는 것이다. 
 
2014년 OPEC이 원유 생산을 유지해 한동안 타격을 입었던 셰일 석유는 이후 시추 기술 개선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춰 생산량 반등에 성공했다.

2014년 OPEC이 원유 생산을 유지해 한동안 타격을 입었던 셰일 석유는 이후 시추 기술 개선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춰 생산량 반등에 성공했다.

이현석 센터장은 “이 외에도 당시 시추를 담당하던 사업자들이 서비스 단가를 낮추고, 광구를 임대하던 지주들도 임대료를 낮추는 등 가격 혜택을 주며 BEP가 빠르게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팀 박사는 “아랍의 봄 이후로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등 더는 유가 하락을 견딜 수 없게 되자, 2016년 OPEC은 감산정책으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이런 방식으로 OPEC의 공세를 막아낸 타이트오일 업계는 상당 기간 안정적인 공급량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2020년 타이트 오일 생산량은 하루 4백만 배럴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2020년 세계 석유 생산의 4.2%, 생산 증가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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