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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출산율 0.98명 쇼크…‘인구 비상사태’ 선포하라

신필균 복지국가 여성연대 대표

신필균 복지국가 여성연대 대표

2018년도 합계 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0.98명으로 떨어졌다. 출산율이 1.0명 이하로 추락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2016년(1.17명)부터 3년 연속 하락했다. 인구절벽의 대재앙이 한참 진행 중이란 의미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 출산율은 2.1명 선을 지켜야 현재의 인구 수준이 유지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출산율 1명 이하는 인구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준이다. 미래 경제·사회 발전에 최고의 경고음으로 읽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경제·사회적 불균형과 양성 불평등을 출산율 저하의 주요인으로 보고 한국사회 전체 시스템의 문제라 지적한다. 출산율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인 청년들의 결혼 기피 현상은 열악한 사회·경제 환경에서 발생한 청년들의 생존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한국 사회의 취업난, 경직되고 강도높은 노동조건, 경쟁적 교육 환경과 고비용의 결혼 문화 등이 결혼을 기피하거나 연기하게 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혼인율 급감과 여성의 초산 연령이 높아지는 현상, 기혼자 출산율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
 
2005년도 출산율이 1.08명을 기록해 충격을 준 이후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이 제정됐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아 ‘저출산·고령사회 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다. 이 법은 출산력(인구의 생물학적 가임 능력)을 높이고 고령사회 대응책을 수립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가 경제활동 인구 감소와 이로 인한 미래세대의 노령인구 부양의 상대적 부담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저출산과 고령화를 함께 관리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저출산과 고령사회 문제를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노령인구가 증가한다는 의미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 선진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저출산 문제는 다르다. 사회정책과 문화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해야 하는 지난한 과제다. 정부는 2006년 이래 5년 단위로 세 번에 걸쳐 기본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까지 합계 출산율 1.5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1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14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됐다. 결과는 참담한 오늘의 성적표가 말해 주고 있다. 기본계획은 달성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수장인 위원회는 이제 범정부적으로 중앙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진행되는 사안의 실효성을 판단하고 조사 연구보다 향후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실효성이 없는 현금 살포식 선심성 정책을 지양해야 한다.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노동력을 걱정하면서도 신성장 동력인 여성의 발목을 잡는 경력단절 문제, 출산휴가 개선 등 가부장적 문화는 노동현장에서부터 해소돼야 한다. 이는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워라밸’을 위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대통령과 함께 논의할 과제다. 또한 혼인율을 높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누구나 아기를 낳아 편히 기를 수 있는 사회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비혼 여성의 출산을 사회적으로 포용하지 못하는 한국 문화의 폐쇄성과 아직도 해외입양이 존재하는 부끄러운 이중성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스웨덴의 경우 적극적 노동 시장정책이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고 사회가 자녀 양육을 책임진 결과 오늘날 출산율(2018년 1.76명)을 안정시켰다. 가장 높은 수준의 양성평등과 가족 단위 계층이동 사다리를 만든 스웨덴의 역사적 경험을 깊이 있게 살펴볼 필요도 있다.
 
이제 저출산 문제는 중앙과 지방정부 모두 국가 존망이 달린 사안이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지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범 정부적 의사결정과 전달체계의 정비, 고용 및 복지정책의 과감한 개혁, 포용적 사회교육의 강화 등이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신필균 복지국가 여성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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