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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계 최초 타이틀 목매더니…5G 상용화 부실하게 출발 우려

정부가 추진 중인 ‘5G(세대) 세계 최초 상용화’란 타이틀이 위태롭게 됐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로 예정됐던 국내 5G 상용화 개시 날짜가 다음달 초, 일러야 다음달 10일께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이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은 다음달 11일부터 5G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의욕만 넘친 정부가 준비는 소홀히 한 채 통신업계와의 소통 부족으로 엇박자를 낸 결과라는 지적이다.
 
현재 정부와 통신업계가 5G 서비스 개시 날짜를 특정하지 못하는 건 크게 두 가지 문제 때문이다. 먼저 5G 스마트폰을 5G망과 연동 테스트해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18일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최소 2개월가량 망과의 연동 테스트를 진행한다”며 “그런데 정부 일정에 맞추려다 보니 5G 품질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는 지난 2월 20일 공개됐다. 이로부터 두 달은 다음달 20일이다.  
 
정부가 5G 서비스 개시는 다그치면서 요금제를 확정하지 않는 것도 통신업계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초 SK텔레콤이 신청한 5G 요금제에 대해 “대용량·고가요금제만 있다”며 반려했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데이터 150GB에 7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신청했고, 정부는 통신비 인하를 이유로 “3만원대 요금제를 추가하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석권 한양대 경영대 교수는 “정부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에 매달리다 자칫 5G가 출발부터 부실해질 수 있다”며 “정부 몫인 5G 요금제조차 결정하지 못하면서 급하게 밀어붙이기보단 시간이 걸려도 제대로 된 5G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5G폰 일부 기지국 속도 안 나와 오류 시정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한 건 지난해 6월이다. 과기정통부는 당시 5G용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세계 최초 5G 개통국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통신업계는 “무리”라고 했지만,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를 이뤄내야 한국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일축했다.
 
5G 시대가 본격화하려면 정부의 주파수 할당에 이어 이통사업자의 네트워크(망) 구축과 서비스, 5G용 스마트폰 등 크게 세 가지가 맞물려 준비돼야 한다.  가장 큰 게 5G 휴대전화의 품질 안정화 작업이다. 이통 3사는 현재 삼성전자의 5G폰(갤럭시 S105G)을 갖고 5G망에서 통화 음질은 물론 다운로드나 업로드 속도, 배터리 소모량 등을 실험 중이다. 통신업계에서 흔히 ‘필드 테스트’로 불리는 이 과정은 연구실이 아닌 고객의 실제 이용 환경에서 진행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5G폰이 일부 기지국에서 5G에 걸맞은 속도가 나오지 않고, A기지국에서 B기지국으로 옮겨갈 때 배터리가 평소보다 빨리 소모되는 등의 오류를 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와 망의 연동화 작업도 만만치 않다. 이통 3사는 사별로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만 5G 기지국을 구축했다. 이통 3사는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사별로 전국망 기준 10% 남짓, 즉 1만5000~2만 개 정도의 5G 기지국을 설치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도 지역별로 어느 곳은 5G망이 다른 곳은 4G(LTE)망이 깔려 있고, 5G망도 어떤 곳은 삼성전자나 에릭슨 장비가, 다른 곳은 화웨이 장비가 설치돼 있다”며 “5G폰과 망의 연동화 작업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일단 “5G 단말기는 망과의 최적화 작업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 초, 늦어도 10일 전까지는 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5G 요금제를 두고도 이통업계는 7만원대부터, 정부는 3만원대부터로 맞서고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LTE 가입자보다 5G 가입자는 대용량 데이터를 많이 쓸 것”이라며 “정부가 3만원대 요금제를 내놓으라는 건 대용량 데이터를 많이 쓰는 5G의 특성을 무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5G 요금제 관련 금액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바 없다”면서도 “5G 시대가 열릴 때 모든 이용자가 접근 가능한 서비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통사가 공공재산인 주파수를 빌려 통신망을 꾸린 만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의 요금제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 버라이즌의 5G 서비스가 제대로 된 5G 서비스가 아닌 만큼 정부나 통신업계가 이를 의식해 일정을 당기지 말고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버라이즌은 중국 레노보가 인수한 모토로라의 LTE용 스마트폰 ‘모토 Z3’에 5G 모뎀을 탑재한 ‘5G 모토 모드’를 결합해 5G망을 이용하게 하는 5G 서비스를 들고나왔다.
 
장석권 한양대 경영대 교수는 “모토 Z3가 진정한 의미의 5G폰도 아니고 속도도 떨어져 지금보다 20배 이상 빠른 5G 속도가 제대로 구현될지 의문”이라며 “세계 최초 타이틀 욕심을 버리고 우린 진정한 5G폰(갤럭시 S10 5G)을 갖고 제대로 5G를 준비하면 된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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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