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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모’라뇨…우승 3년 쉬니 근질근질하네요

만 가지 수를 지녔다 해서 ‘만수’라는 별명을 가진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 그는 개인 통산 정규리그 6회 우승을 달성한 덕분에 ‘기록제조기’로 불리기도 한다. [송봉근 기자]

만 가지 수를 지녔다 해서 ‘만수’라는 별명을 가진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 그는 개인 통산 정규리그 6회 우승을 달성한 덕분에 ‘기록제조기’로 불리기도 한다. [송봉근 기자]

“정규 리그 1위를 확정한 날, 헹가래를 생략했다. 감독과 선수는 물론 팬들까지 이렇게 무덤덤한 팀은 없을 거다.”
 
최근 울산에서 만난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유재학(56) 감독이 웃으며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정규 시즌 4경기를 남긴 지난 7일, 1위를 확정했다.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팀 통산 7번째 정규 리그 1위로, 10개 팀 중 최다 기록이다. 올 시즌 한 번도 1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득점(87.8점) 등 공격의 거의 전 부문에서 1위다. 100점 이상 넣은 경기가 일곱 번이다. 실점(78점)은 10개 팀 중 가장 적다.
왼쪽부터 라건아, 함지훈, 양동근, 유재학감독, 이대성, 문태종, 이종현. 울산=송봉근 기자

왼쪽부터 라건아, 함지훈, 양동근, 유재학감독, 이대성, 문태종, 이종현. 울산=송봉근 기자

 
현대모비스의 호화 멤버는 영화 ‘어벤져스’에 빗대 ‘모벤져스’로 불린다. 시즌 중간에 위기가 없지는 않았다. 가드 양동근(38)이 발목 부상으로 3주간 결장했다. 이대성(29)은 종아리를 다쳐 4주간 빠졌다. 키 2m3㎝의 센터 이종현(25)은 지난해 12월 무릎을 다쳐 시즌 아웃됐다(유 감독은 수술대에 오른 이종현 얘기 도중 울컥했다). 귀화선수 라건아(30)는 잦은 국가대표 차출로 자리를 비울 때가 많았다. 그런 가운데서도 2연패가 가장 긴 연패였다.
 
유재학 감독에겐 개인 통산 6번째 정규 리그 1위다. 그 원동력을 꼽는다면 단연 위기관리 능력이다. 현대모비스는 미 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처럼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시스템 농구’를 했다. 유 감독은 “박경상·오용준·문태종이 빈자리를 메우고, 골 밑에서 라건아와 함지훈(35)이 잘 버텨줬다. 사람이 빠져도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연세대 시절 유재학. 그의 아버지는 교편을 잡았고 형은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다. [중앙포토]

연세대 시절 유재학. 그의 아버지는 교편을 잡았고 형은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다. [중앙포토]

유재학 감독의 한 고교(경복고) 동창은 “똑똑한 재학이가 농구를 안 했다면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했다. 만 가지 수(手)를 지녔다는 뜻에서 유 감독은 ‘만수(萬手)’로 불린다. 별명은 2010년 이상범 감독이 붙여줬다. 유 감독은 “난 임기응변이 좋을 뿐”이라며 “우리 팀은 2군 선수까지 모든 공수 패턴을 다 외워야 한다. 신인 서명진(20)이 ‘머리가 깨질 것 같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1989년 농구대잔치 MVP 출신인 유 감독은 28세에 무릎수술 후유증으로 은퇴했다. 경복고 시절 밤늦게까지 홀로 슈팅 연습을 할 만큼 독종이었다. 유 감독 스스로 “훈련시간만큼은 (나든 남이든) 나태해지는 모습을 못 본다. 운동을 하루만 쉬면 체중이 2㎏ 늘어나는 함지훈은 ‘이 팀 아니었다면 난 벌써 은퇴했을 것’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1999년 대우 제우스 감독 시절 유재학 모습. [중앙포토]

1999년 대우 제우스 감독 시절 유재학 모습. [중앙포토]

1998년 35세에 대우증권 감독을 맡았다. 2000년에는 신세기 빅스(전자랜드 전신)에서 꼴찌도 해 봤다. 당시 노래방에서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라는 ‘사노라면’ 가사를 듣고 울기도 했다. 그런 시절을 거쳐 지금의 명장이 됐다.
 
 유재학 감독은 2004 년부터 15 시즌 째 팀을 이끌고 있다. 송봉근 기자

유재학 감독은 2004 년부터 15 시즌 째 팀을 이끌고 있다. 송봉근 기자

유재학 감독은 속도에 맞춰 자동차 기어를 바꾸듯, 시대와 상황에 맞춰 변화를 추구해 왔다. 2004년 현대모비스를 처음 맡았을 당시엔 강력한 수비를 강조했다. 올 시즌에는 7~8초 내에 빠르게 공격하는 ‘얼리 오펜스’로 변화를 줬다.
 
그는 “2년 전 미국 전지훈련 때 미국인 코치를 초빙했다. 이대성과 라건아처럼 스피드가 좋은 선수가 있을 경우 굳이 5대5 세트 오펜스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며 “시즌 중반 줄부상으로 수비에 무게를 두기도 했지만, 부상자가 돌아온 뒤 다시 속도를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한 농구팬은 현대모비스 선수들과 어벤져스 캐릭터를 합성한 포스터를 만들었다. 양동근을 아이언맨, 함지훈을 캡틴 아메리카, 라건아를 헐크와 합성했다. [농구 커뮤니티]

한 농구팬은 현대모비스 선수들과 어벤져스 캐릭터를 합성한 포스터를 만들었다. 양동근을 아이언맨, 함지훈을 캡틴 아메리카, 라건아를 헐크와 합성했다. [농구 커뮤니티]

 
지난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는 정규 리그 1위 두산 베어스가 SK 와이번스한테 덜미를 잡혔다. 현대모비스는 4~5위 6강 플레이오프(PO) 승자와 4강 PO에서 만난다. 유 감독은 “4년 전 우승 멤버보다 (현 멤버가) 조직력이 좋고 백업도 강하다”며 “3년 쉬었더니 몸이 근질근질하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은 19일 이대성과 자유투 대결 이벤트를 펼친다. 30초간 자유투 10개를 던져 더 많이 넣은사람이 승리한다. 이대성은 승리해 화려한 플레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을 획득하겠다고 했다. 유 감독도 승부에서는 무조건 이겨야하는 성격이라 절대 지지 않겠다고 했다. [사진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19일 이대성과 자유투 대결 이벤트를 펼친다. 30초간 자유투 10개를 던져 더 많이 넣은사람이 승리한다. 이대성은 승리해 화려한 플레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을 획득하겠다고 했다. 유 감독도 승부에서는 무조건 이겨야하는 성격이라 절대 지지 않겠다고 했다. [사진 현대모비스]

‘만수’ 유재학 감독은…
생년 월일: 1963년 3월 2일(56세)
체격: 키 1m80㎝, 몸무게 80㎏
포지션: (선수시절)포인트 가드
소속팀: (선수시절)경복고-연세대-기아자동차
(1989년 농구대잔치 MVP,
28세 부상으로 은퇴)
감독 경력: 대우증권(1998-99), 신세기
(1999-2003), 전자랜드(2003-04),
현대모비스(2004~)
주요 우승: 정규리그 6회(2006·2007·2009·
2010·2015·2019), 챔프전 5(2007·
2010·2013·2014·2015), 아시안게임
금메달(2014·대표팀 감독)
각종 기록: 감독 최초 600승, 최초 1000경기 출전,
플레이오프 최다승(51승)
별명: 만수(萬手·만가지 수를 가졌다 해서)
 
울산=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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