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뉴질랜드 테러 후폭풍, 테러리스트 무기로 떠오른 SNS에 책임론

뉴질랜드에서 벌어진 무차별 총격 테러 사건의 불똥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책임론으로 옮겨 붙고 있다. 테러범이 페이스북 라이브 서비스를 이용해 현장을 생중계하는 등 SNS를 악용한 데다 해당 영상이 사건 발생 한참이 지나서까지 유통되면서 허술한 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SNS 회사가 “뉴질랜드 테러의 의도치 않은 공범”(USA 투데이)이란 지적까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사건 발생 당일 자동인식 프로그램을 통해 120만 개의 업로드를 차단하는 등 테러 영상 복사본을 150만 개 제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CNN은 “공격이 있은 지 몇 시간 후에도 여전히 트위터 등 SNS 플랫폼에서 영상을 찾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연관 검색과 자동재생 기능 등으로 반강제적으로 테러 영상을 보게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 시사잡지 애틀랜틱의 이언 보고스트는 “ (해당 영상을) 일부러 볼 생각은 없었는데 보게 됐다”며 “인터넷은 뚜껑이 없는 판도라의 상자”라고 적었다.  
뉴질랜드 테러범으로 지목된 브렌턴 태런트(28)로 추정되는 인물. [AFP=연합뉴스]

뉴질랜드 테러범으로 지목된 브렌턴 태런트(28)로 추정되는 인물. [AFP=연합뉴스]

때문에 거대 SNS 회사들의 부실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세계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된 이들 회사들은 문제가 되는 콘텐트의 확산을 빠르게 진정시키는 데 실패했고,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끔찍한 이미지를 전달했다”며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는 폭력과 그 뒤에 숨겨진 증오로 가득 찬 이념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반극단주의 프로젝트 수석 고문 루신다 크레이튼은 “페이스북 등 기술기업이 공조를 통해 막았지만 콘텐트는 빠르게 널리 퍼졌다”며 “이런 영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게 허용해버린 셈”이라고 꼬집었다. 
 
SNS가 범죄 중계에 악용된 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3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샤바브가 주도한 케냐 나이로비의 쇼핑몰 테러 때도 상황이 트위터로 실시간 중계됐다. 2015년 프랑스 파리 동부 한 마켓에서 총격사건이 벌어졌을 당시에도 범인은 고프로 카메라로 현장을 녹화했다고 미 정보당국은 밝혔다. 
 
성범죄 현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2017년 1월 스웨덴에서는 남성 3명이 한 여성을 성폭행하면서 이를 페이스북에 고스란히 노출했다. 이어 3월에도 미국 시카고에서 15세 소년가 집단 성폭행당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SNS 회사들이 공격적이거나 불법적 증오 관련 콘텐트를 모니터링하고 제거하는 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용의자들의 공격 전파 도구로 쓰이는 것이다.
 
WP의 미디어 칼럼니스트 마거릿 설리번은 “플랫폼 회사들은 전 세계에 매시간 업로드되거나 게시되는 수백만 개의 비디오와 문서, 진술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들 자신을 게이트키핑이나 편집 책임을 가진 미디어 회사가 아니라 플랫폼으로서 수십억 명의 사용자들이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내세우려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임금 중간자나 알고리즘에 의존해 콘텐트를 제어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클릭과 광고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사용을 늘리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자동화된 소프트웨어에 의존해 콘텐트를 걸러내는 방식에 한계가 있단 지적도 제기된다. 
16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임시 추모소에서 시민들이 총기난사로 숨진 희생자들에 대한 조의를 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임시 추모소에서 시민들이 총기난사로 숨진 희생자들에 대한 조의를 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가디언은 “동일한 비디오의 업로드를 차단하는 건 상대적으로 간단하지만, 사용자는 공격 내용을 편집하거나 컴퓨터 화면의 원본 영상을 재촬영함으로써 (검열을) 우회할 수 있다”고 썼다. 또 “왓츠앱이나 텔레그램 등 암호화된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복사본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같은 허점 탓에 SNS가 테러리스트의 신무기처럼 악용되고 있다. CNN은 “테러리즘은 정치적 폭력”이라며 “테러리스트는 정치적 변화에 영향을 미칠 홍보물을 찾아야 하고, 청중이 많은 곳으로 향한다. 전통적 미디어일 수도, 대규모 SNS 플랫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의 제이슨 버크는 “테러리즘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적 변화가 무기나 폭발물 관련된 것이라 추측하지만 (현대 공격에서) 달라진 것은 개인이나 집단이 그들의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게 하는 미디어”라며 “미디어 조직이 진화하며 테러리스트도 진화했다”고 썼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