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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면적 2평 이상, 창문 필수” 서울시 ‘고시원 화재’ 대책 내놨다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화재로 7명이 사망한 종로구 국일고시원 앞에서 거주자들이 짐을 정리하기 위해 모여있다. 장진영 기자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화재로 7명이 사망한 종로구 국일고시원 앞에서 거주자들이 짐을 정리하기 위해 모여있다. 장진영 기자

앞으로 서울에서 운영하는 고시원은 개별 방의 실면적이 두 평(7㎡) 이상이어야 한다. 방마다 창문(채광창) 설치도 의무화한다.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가 발생한 지 4개월 만에 서울시가 내놓은 고시원 주거안정 대책이다.
 
서울시는 18일 최소 실면적과 창문 설치를 의무화하는 ‘서울형 고시원 주거기준’을 발표했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서울 시내 고시원 상당수가 복도를 중심으로 벌집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구조에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화재 사고에 노출돼 있다”며 “고시원 거주자의 인권과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종합대책”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고시원 방의 실면적은 7㎡(화장실 포함 10㎡) 이상이고 ▶방마다 채광창이 설치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현행 주택법에 따르면 고시원은 ‘다중생활시설’로 분류돼 복도 폭(편복도 1.2m, 중복도 1.5m 이상) 규정만 있고 면적이나 창문 설치 등에 대한 기준은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일고시원 사고 후 서울 시내 5곳의 고시원을 조사했더니 실면적은 4~9㎡에 불과했고, 창문이 없는 경우가 74%에 달했다”며 “영국·일본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최소한의 주거조건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고시원 운영 가이드라인을 노후 고시원 리모델링 사업에 즉시 적용하고, 국토교통부에 건축 기준 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안전 대책도 강화한다. 서울시는 고시원 사업주가 입실료를 동결하는 대신 시가 설치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간이 스프링클러 사업에 올해 15억원을 투입해 75곳을 지원한다. 지난해(6억3000만원)보다 2.4배로 늘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입실료 동결 조건을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완화한다”며 “사업주의 부담을 줄여 보다 많은 고시원이 신청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국에 1만1892개의 고시원이 있다. 이 가운데 서울에만 5840개(49.1%)가 몰려 있다. 하지만 지난해 화재 사고로 7명이 숨진 종로구 국일고시원을 포함한 1061개는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하기 전인 2009년 7월 이전부터 운영되는 노후 시설이다.
 
서울시가 종로·마포·관악·강남구에 있는 2009년 이전 개원한 노후 고시원 5곳의 운영 실태를 조사했더니 실면적은 3~9㎡, 복도폭은 80~9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서울시가 종로·마포·관악·강남구에 있는 2009년 이전 개원한 노후 고시원 5곳의 운영 실태를 조사했더니 실면적은 3~9㎡, 복도폭은 80~9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서울시는 2021년까지 모든 고시원에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중앙정부와 협력해 고시원의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를 소급 적용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한다. 현재 관련 법(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이 밖에도 서울시는 저소득 가구의 임대료 일부를 지원하는 ‘서울형 주택 바우처’ 대상에 고시원 거주자를 추가한다. 수혜 대상은 약 1만 가구로, 1인당 월 5만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고시원 밀집지역에 빨래방·샤워실·운동실 등 생활편의시설을 집적한 가칭 ‘고시원 리빙라운지’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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