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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한국 중재자 아니다"···위기 맞은 文 중재자론

최선희. [연합뉴스]

최선희. [연합뉴스]

17일 청와대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한으로 ‘바통’이 넘어왔다”고 강조했지만, 그동안 진행된 한국의 중재 역할이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조야는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희망에 의구심을 보이는데 북한은 ‘중재자 한국’을 거부하면서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5일 평양 기자회견에서 ‘협상 결렬’ 가능성을 공개 거론하며, 한국에 대해 “남조선은 중재자가 아니고 플레이어”라고 선을 그었다. AP통신은 최선희는 한국은 ‘워싱턴의 동맹’이라며 이같이 발언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최선희의 중재자 관련 발언을 거론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이 북한에서도 완전히 인정받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WP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을 전하면서 “공격은 국내 정적만 아니라 미국과 유엔에서도 나오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청와대는 북·미가 판을 깨려는 상황이 아니라며, 회담 재개를 위해 남북간 9·19군사 합의 이행을 강조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했던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를 초기 비핵화 조치의 상응조치 중 하나로 검토했지만 미국의 입장이 워낙 완강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대북제재 유지를 고수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설득할 카드로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에 힘을 들이는 모양새다. 그러나 북한이 한국 정부에 손을 내밀 지는 미지수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아세안 3개국 순방을 마치고 서울공항에 도착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부겸 행안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부터)와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 순방 중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은 중재자가 아닌 플레이어’라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아세안 3개국 순방을 마치고 서울공항에 도착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부겸 행안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부터)와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 순방 중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은 중재자가 아닌 플레이어’라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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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지난해 정상회담을 포함, 27차례 회담했다. 올해 들어선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남북 간 상시 접촉 장소로 문을 열었던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도 이달 1일부터 접촉이 중단됐다. 지난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찾아 정상회담을 하고, 지난주 북한 대표단이 중국·러시아를 찾은 것과 비교되는 장면이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하노이 회담 결렬로 김 위원장이 입은 상처를 한국 정부에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말을 아끼고 있다. 최 부상의 회견 하루 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과 대화를 계속하는 것이 행정부의 바람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실험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정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를 방문해 국가안보회의(NSC) 비공개회의를 주재했지만 17일 새벽(현지시간)까지 언급을 피하며 48시간 넘게 침묵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 NSC 회의에서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 등에게 북한 세부 동향을 보고받았다”며 “그런데도 계속 침묵한 건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는지 주시한다는 경고의 의미”라고 말했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WP에 “한 백악관 관리가 지난주 비공개 브리핑에서 외교·안보 전문가들에게 ‘지난달 김 위원장과의 회담이 대통령에게 북한 정권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확신시켰다’고 밝혔다”고 썼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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