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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살얼음판 위를 걷다

<4강전> ●탕웨이싱 9단 ○안국현 8단
 
7보(105~119)=107부터 중앙에 붙이는 110까지, 흑백 모두 피해갈 수 없는 외길 수순이다. 두 선수의 손이 번갈아 빠르게 나오며 급전개되던 바둑은 110에서 그만 숨 고르기를 시작했다. 다음 순번을 맡은 탕웨이싱 9단의 손길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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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장면에서 흑은 갈림길에 섰다. 흑이 둘 수 있는 수는 실전처럼 111로 젖히는 공격법과 114의 자리를 젖히는 공격법이 있다.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은 '참고도' 흑1로 안에서 젖히는 수가 흑의 승률이 더 높다고 봤다. '참고도' 진행이 더욱 효과적으로 백의 숨통을 죄어가는 방법이라는 의미다.
 
참고도

참고도

안국현 8단에게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탕웨이싱 9단은 111로 약간 느슨하게 뒤에서 젖히는 공격법을 택했다. '참고도'보다는 바늘 틈 같은 여유가 생겼지만, 백도 여기에서 한 수 삐끗했다가는 순식간에 바둑이 끝나기 때문에 신중하게 둬야 한다. 탕웨이싱 9단은 117로 하변 쪽에 가깝게 한 칸 뛰어놓더니, 돌연 119로 하변에 침입했다.
 
열심히 대마를 공격하다 말고 하변으로 방향을 튼 이유는 명확하다. 바둑의 대표적인 전법 중 하나인 '성동격서(聲東擊西)'다. '동쪽에서 소리를 지르고 서쪽을 친다'라는 뜻처럼, 탕웨이싱 9단은 중앙 사냥감을 공격하기 위한 거대한 밑그림을 하변에서부터 그리고 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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