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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게이트’로 5대 엔터 시총 5900억 날려

‘승리 게이트’ 여파로 국내 5대 엔터테인먼트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5900억원 가량 증발했다. 주가 급락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 사이에서는 불씨를 제공한 연예인과 이들이 소속된 회사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YG·JYP· SM·큐브·FNC엔터테인먼트 등 5개 주요 상장사의 시총은 지난달 26일 이후 현재까지 587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은 빅뱅의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 접대를 한 의혹에 대해 경찰이 내사를 착수한 시점이다.
 
YG 시총이 가장 많이 줄었다. 지난 15일 시총은 6492억원으로 지난달 25일 8638억원에 비해 약 25%(2146억원) 쪼그라들었다. ‘승리 게이트’에 연루된 FT아일랜드 최종훈(29), 씨엔블루 이종현(29)이 소속된 FNC의 시총 역시 같은 기간 22% 감소했다. SM과 큐브엔터테인먼트 시총도 같은 기간 20% 이상 줄었다.
 
이들 지분을 5% 이상 소유한 대주주도 고스란히 피해를 봤다. 국내 증시의 ‘큰 손’인 국민연금은 YG 지분 6.06%와 SM 지분 8.15%(지난 1월 4일 공시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승리 게이트’로 국민연금은 3주 사이 330억원 가량의 평가 손실을 봤다. YG 주식 8.5%를 보유한 네이버는 같은 기간 지분 가치가 196억원 하락했다. SM 주식 5.15%를 보유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JYP 주식 5.75%를 소유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도 각각 121억원, 21억원 평가 손실을 입었다.
 
국내 증권 게시판에는 뿔난 투자자의 손해 배상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가수가 잘못한 것을 투자자가 책임질 수 없다”,“회사 이미지와 주주에 끼친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자” 등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상당수 전문가는 소송전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김도형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회사의 매출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은 게 아닌 이상 이번 스캔들과 주가 간의 직접적인 인과 관계를 증명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변호사 또한 “회사의 대표나 임원이 아닌 소속 가수가 일으킨 개인 일탈 행위에 대해 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회사 경영진이 분식회계 등 고의로 주주를 속여 주가가 급락하지 않는 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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