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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독성·부작용 적은 면역 치료, 자궁경부암 적용에도 희망적”

이성종 교수는 향후 면역 치료의 범위가 자궁경부암까지 확대되면 기존 항암 치료의 부작용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랜서 김동하

이성종 교수는 향후 면역 치료의 범위가 자궁경부암까지 확대되면 기존 항암 치료의 부작용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랜서 김동하

 최근 의학계에선 암 면역 치료에 주목한다. 기존 항암 치료의 독성과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서다.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의 치료나 재발률을 낮추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이어진다. 흑색종을 시작으로 폐암·신장암 등 치료 대상이 확대되고 있는 면역치료가 이제 자궁경부암 치료에도 도입될 전망이다.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부인암센터 이성종(산부인과) 교수에게 자궁경부암 치료에서 면역 치료의 의미와 전망에 대해 들었다.
 
현재 자궁경부암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1기 말이나 2기 초까지는 수술이 가능하다.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이다. ‘근치적 자궁절제술’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이후(2기 말부터)에는 수술을 해도 암세포가 남을 수밖에 없어 방사선 치료를 한다. 보통 항암제를 같이 쓰는 ‘동시항암 화학방사선요법’을 한다.”
 
자궁경부암에서도 면역 치료가 주목받고 있는데, 어떤 개념인가.
“직접 암세포에 작용하는 게 아니라 체내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제거하도록 하는 개념이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면역항암제’와 ‘면역치료백신’이다. 면역치료백신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으로 불리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백신을 주입해 T세포가 종양의 항원(E6·E7)을 선택적으로 인지하게 만드는 치료법이다.”
 
면역 치료의 필요성은.
“자궁경부암이 재발했을 때 현재 1차 치료법은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다. 2차 치료법이 항암 화학요법이다. 근데 반응률이 20% 이하로 높지 않다. 결국 10명 중 8명은 항암제를 써도 몇 개월 지나면 재발한다. 결국 약을 바꿔서 3차 치료를 해야 하는데 약의 독성 때문에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면역 치료의 장점은 면역 세포인 T세포가 자궁경부암의 항원을 인식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항암 화학요법에 비해 훨씬 안전한 치료법이다.”
 
면역항암제 이전에 표적항암제도 있지 않았나.
 “예전에 개발된 표적치료제(혈관형성억제제)가 치료에 사용되고 있긴 하다. 이 치료제가 기존의 약에 비해 반응률을 높이긴 했다. 하지만 전체 생존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래서 단독 요법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전통적인 항암 화학요법에 추가해 부가적으로 사용하는 정도다.”
 
면역항암제의 경우 자궁경부암에 대한 연구가 늦은 감이 있다.
 “면역치료에서 기본 전제는 T세포가 암세포를 찾아가는 거다. 그래서 결국 암세포의 면역원성(免疫原性·면역 응답을 자극하는 항원의 강도)이 가장 중요하다. 즉 T세포가 잘 인지할 수 있는지 여부다. 면역원성이 가장 강한 암이 흑색종이고 그다음이 폐암·신장암 등이다. 그래서 면역항암제의 연구나 적응증 확대도 이들 암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근데 부인과암 중 자궁경부암도 흑색종만큼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면역원성이 강한 것으로 밝혀졌다. 면역 치료의 대상이 된다고 보게 된 것이다. 게다가 다른 암은 종양 항원이 다양해서 어떤 것을 타깃으로 할지 결정하기 어렵지만 자궁경부암은 2개(E6·E7)로 정해져 있다. 열어야 할 자물쇠 종류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현재 면역 치료 백신 임상연구를 진행 중인데.
 “면역항암제가 재발성 자궁경부암 환자에 대한 치료가 중점이라면 치료백신은 전암 단계에서 암을 예방하는 차원이다. 안전성은 입증됐지만 효과는 아직 입증되지 않아 임상시험 단계다. 하지만 치료백신도 결국엔 암을 치료하는 단계까지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본다.”
 
면역 치료가 자궁경부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까.
 “면역 치료는 기존 치료법의 독성을 줄이고 개인 맞춤형 치료로 갈 수 있는 초석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치료법이 보편화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면역항암제의 경우 고가의 약이다. 한 번 쓸 때마다 600만원 정도 비용이 든다. 어떤 환자에게 약을 쓰는 게 효율적인지 판단이 필요하다. 이를 선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다. 다른 암에서 사용되는 바이오마커가 자궁경부암에서는 인정되지 않는다. 다른 바이오마커를 찾아야 한다. 면역항암제가 잘 듣는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개발돼야 비로소 표준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암이 그렇듯 치료보단 예방이 중요한데.
“물론이다. 평소에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HPV 감염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무분별한 성관계를 지양하고 정기적으로 자궁경부 세포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20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국가 조기암 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2년에 한 번씩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데 학회에선 매년 받는 것을 권장한다. 또 HPV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필요하다. 여아를 둔 부모라면 만 12세 여아에 대해서는 정부가 HPV 예방 백신 무료접종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이를 챙겨야 한다. 또 흡연하는 여성이라면 금연해야 한다. 인과관계가 확실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경구피임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것도 자궁경부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적정 체중 유지, 충분한 수면을 통해 건강한 면역체계를 지키는 습관은 자궁경부암뿐 아니라 다른 암의 예방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요소인 만큼 생활화하면 좋다.”
 
류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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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