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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의 불부터 끄자" 버닝썬 유착 수사 팔 걷은 경찰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왼쪽)와 가수 정준영 [중앙포토]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왼쪽)와 가수 정준영 [중앙포토]

경찰이 강남 유명클럽 ‘버닝썬’과 경찰관의 유착 의혹 등 내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청 소속 윤모 총경을 15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데 이어, 이틀 뒤인 17일 클럽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무마한 혐의를 받는 강남경찰서 소속 김모 경위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현직 경찰관이 이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건 처음이다.
 
경찰이 이처럼 내부 수사에 팔을 걷어 붙인 건 최근 ‘승리 카톡방’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되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카카오톡 대화방 자료를 대검찰청에 넘겨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중앙지검 내 담당 부서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검찰이 수사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경찰은 압박을 받는 분위기다. 경찰 단계에서 유착 의혹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향후 검찰에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면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어서다. 한 경찰 관계자는 “버닝썬 사태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경찰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어 부담스럽다”며 “일단 ‘발등의 불’이라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자는 의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버닝썬 이슈 중심 선 ‘경찰총장’ 윤 총경
이같은 ‘발등의 불’ 중 하나는 윤 총경의 연루 의혹이다. 의혹의 핵심은 그가 ‘승리 카톡방’ 관련자들의 각종 불법 행위를 비호했느냐다. 이 카카오톡 대화방에는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ㆍ29), 가수 정준영(30),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34)씨 등 주요 사건 관련자들이 속해 있는데 윤 총경은 ‘경찰총장’으로 대화방에서 수차례 언급됐다. 
 
특히 경찰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승리의 지인 김모씨는 2016년 7월 이 카톡방에서 “다른 업소에서 (승리가 강남에 개업한 클럽 ‘몽키뮤지엄’) 내부 사진을 찍고 신고했는데, (유 대표가)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고 했다더라”고 언급했다. 타 업소에서 몽키뮤지엄의 불법구조물을 신고하자 유 대표와 친분이 있는 윤 총경이 이를 무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승리 측 관계자에 따르면 몽키뮤지엄은 당시 구청으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15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는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 [뉴스1]

15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는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 [뉴스1]

광수대에 출석한 윤 총경은 의혹을 부인했다. 광수대는 16일 “윤 총경이 유 대표와의 친분 관계를 인정하고 골프 및 식사를 한 사실에 대해 진술했다”며 “청탁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 진술이 있었다”고 밝혔다. 윤 총경은 유 대표, 승리 등과 함께 서울의 한 호텔에서 3차례 점심식사를 하고 골프도 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조사를 마친 뒤 “조직에 누를 끼쳤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정준영은 모른다. 사실 관계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경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파견 근무를 가는 등 경찰 조직에서 ‘잘 나가는’ 경찰로 통했다. 2015년 강남서 생활안전과장을 거쳐 총경으로 승진한 뒤 2016년 12월 강원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으로 부임했고 2017년 7월 청와대로 파견됐다. 지난해 8월부터는 경찰청 과장급 보직을 맡았다. 경찰청은 잡음이 불거지자 16일 윤 총경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승리 카톡방에 언급된 시점에서 윤 총경은 중앙경찰학교 소속이었다. 하지만 윤 총경이 강남서 재직 당시 클럽·주점 등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일했고, 유 대표 등과의 친분도 인정한 만큼 경찰은 의혹에 대해서 명확하게 따져본다는 방침이다.  
 
“잡음 없도록” 윤 총경-김모 경위 관계도 조사
강남 클럽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는 혐의를 받는 전직 강남경찰서 경찰관 강모씨. [연합뉴스]

강남 클럽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는 혐의를 받는 전직 강남경찰서 경찰관 강모씨. [연합뉴스]

17일 피의자로 입건된 강남서 소속 김모 경위도 경찰 관계자가 언급한 또다른 발등의 불이다. 그는 지난해 7월 말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해 술을 마셨다는 신고 사건을 담당했다. 김 경위는 이 사건을 증거 부족으로 보고,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는데 경찰은 이 과정에 문제가 있는지 살피고 있다. 현재 직무유기 혐의가 적용됐지만 김 경위가 수사 무마를 대가로 금품을 받았는지를 추가 조사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실제 금품을 받은 의혹에 휩싸인 전직 강남서 경찰관 강모씨(15일 구속)로부터 어떤 부탁을 받았는지도 확인 중이다. 김 경위는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윤 총경과 김 경위의 관계에 대해서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미성년자 출입사건 당시 윤 총경은 청와대 파견을 마치고 경찰청으로 부임하기 직전이었다. 한 경찰관은 “두 사람이 강남서 재직 당시 같은 부서에서 일하진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버닝썬 사태에 연루된 만큼 불필요한 의혹이 없도록 하겠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두 사람의 관계 등을 포함해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서 최대한 엄정하고 명쾌하게 사실 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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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