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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미세먼지로 '반기문 소환' 이유는…시진핑·협치 등 '다중포석'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 오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만나 ‘미세먼지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직을 요청받고 수락했다. 동남아를 순방 중이던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반 전 총장에게 관련 역할을 맡기라고 지시한 지 4일 만이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16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있다. 2019.3.17 [청와대 제공]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16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있다. 2019.3.17 [청와대 제공]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17일 서면 브리핑에서 “노 실장이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고 반 전 총장이 미세먼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은 다만 “미세먼지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지만,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여서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칠까 부담과 걱정이 있다”며 “미세먼지 문제는 정파나 이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범국가기구는 제정당과 산업계, 시민사회까지 폭넓게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전폭적으로 범국가기구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이 반 전 총장에게 미세먼지 문제를 맡긴 공식적 계기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제안이다. 손 대표는 지난 8일 반 전 총장을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의 수장으로 임명하라는 제안을 했다.
미세먼지 사회적기구 위원장직으로 추천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연합뉴스

미세먼지 사회적기구 위원장직으로 추천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는 이날 브리핑에서도 “손 대표의 추천을 문 대통령이 수용함에 따라 이뤄지게 됐다”며 손 대표를 치켜세웠다. 여권에서는 이와 관련 “선거법과 개혁입법 등과 관련해 공조하고 있는 바른미래당을 배려한 측면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특히 반 전 총장이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보아오포럼 이사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직접 요청해 임명하는 자리”라며 “중국과의 외교 문제가 걸려있는 미세먼지 문제에 반 전 총장이 역할을 해 줄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왼쪽)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P=연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왼쪽)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P=연합]

 
반 전 총장은 지난 대선에서 바른미래당의 전신 중 하나인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던 지난 15일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위원장직 수락이 정계복귀 아니냐'라는 질문에 “너무 앞서가는 생각이다. 저는 이미 2017년 2월에 정치에 뜻이 없다는, (정치의) 꿈을 접었다”고 답했다. 다만 시 주석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보아오포럼이 26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된다”며 “이사장으로 참석하고 그 기회에 중국 지도자도 오기 때문에 제가 그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2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오찬을 마친 후 배웅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2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오찬을 마친 후 배웅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과 반 전 총장의 최근 만남은 지난달이었다. 문 대통령이 당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간디 흉상 제막식’에 참석한 자리에 반 전 총장은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 명예원장이자 인도 정부가 지난해 구성한 ‘간디 탄생 150주년 기념사업 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국빈방한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열린 마하트마 간디 흉상 제막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용학 연세대 총장, 김정숙 여사, 문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총리, 허동수 연세대학교 이사장,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국빈방한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열린 마하트마 간디 흉상 제막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용학 연세대 총장, 김정숙 여사, 문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총리, 허동수 연세대학교 이사장,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 연합뉴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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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