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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된 지 52년만에 찾은 부모…유전자 분석으로 만났다

미국으로 입양된 A씨(가운데)가 13일 서울 서대문 경찰서에서 52년 전 헤어진 부모와 만나고 있다 [제공 서울서대문경찰서]

미국으로 입양된 A씨(가운데)가 13일 서울 서대문 경찰서에서 52년 전 헤어진 부모와 만나고 있다 [제공 서울서대문경찰서]

“저는 50여년 전 미국으로 입양됐습니다. 제 친부모님을 찾고 싶어서 왔습니다”

 
지난해 9월 17일 미국에 사는 A씨(57)는 잃어버린 부모님을 찾기 위해 서울 서대문경찰서를 찾았다. A씨는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했다. 서대문경찰서를 방문한 이유도 그가 머문 숙소가 근처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사건을 맡은 이성철 서대문경찰서 실종수사전담 팀장은 “부모님을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크지 않았지만, 유전자로 가족을 찾았다는 기사를 보고 방문한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서대문경찰서는 A씨가 최초 입양된 서울 은평구 소재 영아원을 방문해 그가 1967년 10월 10일 영아원에 입소한 후, ‘A’로 작명되어 미국으로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서를 방문한 A씨에게서 채취한 유전자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 중앙입양원실종아동전문기관이 보유한 유전자와 대조를 의뢰했다. 
 
하지만 A씨의 친부모를 찾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국과수에서 신고자 A씨와 친어머니의 유전자가 흡사하지만, 친자관계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답장이 왔기 때문이다. 유전자 대조는 99% 이상 일치해야 친자 회신이 가능하다. 이에 경찰은 어머니와 A씨의 유전자가 흡사한 것에 희망을 품고 아버지의 유전자를 새롭게 채취해 대조를 다시 의뢰했다.
 
유전자검사 [중앙포토]

유전자검사 [중앙포토]

마침내 지난 1월 23일 국과수로부터 A씨와 친아버지 김모씨의 유전자가 99.99% 일치한다는 답변이 왔다. 김씨는 경찰에게 A씨를 낳을 당시 생활 형편이 어려워 딸의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고 딸을 돌봐주던 A씨의 할아버지가 전라남도 함평에서 서울로 A씨를 데려오던 길에 잃어버렸다고 설명했다. 
 
할아버지를 잃어버린 A씨는 1965년 11월 실종된 상태로 발견돼 2년 뒤인 1967년 10월 미국으로 입양됐다고 한다.  
 
경찰로부터 "친부모를 찾았다"는 메일을 받은 A씨는 3월 13일 다시 한국을 찾아 서대문경찰서에서 52년 만에 친부모를 만날 수 있었다. A씨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믿기지 않는다”며 “미국의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국 경찰이 이러한 만남을 가능케 했다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A씨의 부모 역시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의 부모는 “큰딸을 찾고 싶어서 경찰서에 여러 차례 방문했으나 호적에 등재되어 있지 않아서 찾을 수 없다는 말만 들은 채 평생 한으로 남았는데 살아생전에 딸을 찾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의 어머니는 지난 2014년 7월 서울 구로경찰서에 딸 A씨에 대한 실종신고를 했지만, 당시에 A씨의 유전자 샘플이 데이터베이스에 없어서 찾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52년 만에 만난 부모님과 가족여행을 떠났다”며 “오는 18일이나 19일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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