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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대화 원본이 없어서”…승리ㆍ정준영 밤샘 조사 이유

가수 정준영(왼쪽)과 빅뱅 승리 15일 새벽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밤샘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 [뉴시스]

가수 정준영(왼쪽)과 빅뱅 승리 15일 새벽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밤샘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 [뉴시스]

버닝썬 사건으로 14일 경찰에 소환된 빅뱅 승리와 가수 정준영이 각각 16시간과 21시간씩 밤샘 조사를 받은 이유가 일부 알려졌다. 이들이 성관계 몰카 영상을 공유하면서 주고 받은 대화나 ‘뒤를 봐주는 고위 경찰이 있다’는 취지의 얘기 등을 주고 받은 카카오톡 대화방 원본 기록을 경찰이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승리는 2015년 12월 ‘○○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고 ○○○에 자리 마련해’ ‘응 여자는? 잘 ○○ 애들로’와 같은 카톡 메시지를 전송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매매 알선 혐의를 받고 있다. 정준영은 2016년 ‘나 관계 했어. 난 쓰레기야’ ‘영상만 안 걸렸으면 사귀는 척 하고 하는건데’ 등의 메시지를 상대방 동의 없이 찍은 동영상과 함께 전송한 혐의(성폭력)를 받고 있다.
 
이에 경찰은 카톡 대화 기록을 일일이 승리ㆍ정준영 등 당사자에게 확인하느라 상당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예를 들어 “20○○년 ○월 ○일 이 메시지를 보낸 게 맞습니까”라고 물은 뒤 “맞다”는 대답을 받아내는 식이다. 이들이 일부 메시지에 대해 “오래전 일이라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답하면 이를 정리하는 시간은 더욱 길어졌다.
 
16일 경찰 관계자는 “우리가 대화 기록 원본을 확보한 상태에서 조사를 시작했다면 가령 메시지를 보낸 이유와 의도에 대한 조사로 바로 들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사본을 근거로 조사할 땐 사정이 달라진다”며 “당사자가 메시지 송신 사실을 부인하거나 기억이 안난다고 하면 증거로 인정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빅뱅 승리가 15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빅뱅 승리가 15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버닝썬 관련자들이 카톡 메시지에 대해 독수독과(毒樹毒果) 원칙을 주장하며 증거 능력을 부인할 가능성에 대비해 이 같은 절차를 거치며 장시간 조사를 벌였다. 카카오톡 메시지가 휴대폰 수리업체를 통해 공익제보자와 방정현 변호사 등을 거쳐 국민권익위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만약 수리업체가 정준영의 개인 기록을 반출한 게 사실로 밝혀지고 이 과정이 위법하다고 판단되면, 카톡 기록 자체가 기소 검토 단계나 재판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생긴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피의자들의 변호인은 이 같은 논리로 카톡 대화의 증거능력을 부인하기 위한 논리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나중에 딴소리를 하더라도 ‘조사 때 메시지 전송 사실을 인정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요 메시지에 대해선 일일이 확인 작업을 거친 것”이라고 전했다.
 
16일 오전 소환된 FT아일랜드 최종훈에 대한 조사에서도 경찰은 이 같은 기법으로 카톡 기록을 확인했다. 최종훈은 잠든 지인 여성의 사진을 몰래 촬영해 문제의 카톡 대화방에서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종훈은 또 음주운전 보도 무마와 관련해 경찰과 유착을 의심케 해는 메시지를 전송하기도 했다. 최종훈은 이날 출석 때 "죄송하다"면서도 ‘음주운전 보도 무마 청탁을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고 답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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