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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클럽엔 포주MD 있다···VIP 성매매로 월 1억 수입"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내부 모습. [중앙포토]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내부 모습. [중앙포토]

 
“클럽 MD들 가운데서도 VIP손님의 성접대를 잡아주는 0.1% MD들이 있어요. VIP를 유치하고 성관계할 여성을 연결해주면서 한 달에 제가 확인한 수익만 1억5000만원이었죠.”
 
"월 1억5000만원요?", 다시 액수를 되물었다. 강남 클럽의 실상을 폭로한 신작 ‘메이드 인 강남’을 펴낸 주원규(사진) 작가는 심각한 표정으로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목사이자 작가인 그가 강남 클럽의 실상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은 자신이 보호하는 가출청소년들 때문이었다. 자리를 잡지 못하고 어디론가 새나가는 청소년들의 종착지가 강남의 클럽이라는 점을 알게 됐고, 2016년 ‘콜카(콜걸들을 이동시켜주는 차량)’ 운전자나 주류 배달원으로 잠입해 6개월 동안 생활하며 이들의 실상을 낱낱이 들여다봤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중앙일보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들은 그의 증언은 충격 그 자체였다. 주 작가는 "클럽에서 만난 성인 남녀가 합의를 하고 원나잇(모르는 남녀가 하룻밤 성관계를 갖는 것)을 즐기는 것이야 개인적 도덕적 잣대로 비난할 수 없지만, 클럽에서 VIP 손님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조직적 성매매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위 0.1%의 MD와 클럽 운영자들은 이 성매매 사슬의 가장 상위 포식자들"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성매매 알선, 0.1% '포주 MD들'…"5할 이상이 여성"
주 작가는 주로 MD들을 통해 강남 클럽의 실상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는 "클럽 내 남녀 고객을 연결해주는 등 보통 유흥의 정상 범주 안에서 활동하는 MD들이 더 많다"며 "한 달에 3000만~5000만원은 굳이 성매매 등 검은 거래를 하지 않고도 단골을 많이 유치하는 상위급 MD들이 벌 수 있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고수익의 유혹에 넘어가 성매매에 손을 대면 수익이 배로 뛴다. 성매매에 손을 대는 순간 이들에게 MD는 사실상 표면적 직함일 뿐이고, 성매매를 알선하고 관리하는 포주(이하 ‘포주 MD’)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주원규 작가가 펴낸 신작 『메이드 인 강남』

주원규 작가가 펴낸 신작 『메이드 인 강남』

그는 "성접대를 연결해주는 여성 포주 MD도 있냐"는 질문에 "여성 포주 MD들이 성매매 여성들에게 더욱 잔혹하다"며 "여성의 심리를 어떻게 압박하고 약점을 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더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작가는 "이는 수익 면에서도 드러난다"며 "MD들 사이에서도 수익을 서로 비교하고 톱 랭킹을 뽑는데, 거기서 5할 이상이 여성 MD"라고 설명했다.
 
주 작가는 강남 클럽 성매매의 가장 큰 연결고리로 클럽 운영자와 포주 MD를 꼽았다. 이들에게 ‘조달책’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성매매 여성을 연결해주는데, 이들은 이 조달책을 일반 매니지먼트업계에서 쓰이는 ‘캐스팅 메이트’ ‘캐스팅 디렉터’라는 표현으로 부른다고 한다. 또 유명연예인을 엮어 ‘간판’으로 내세운다. 주 작가는 "보통 MD들이 유명 연예인을 클럽에 데려오면 운영자로부터 거액의 수수료를 받는다고 하더라"며 "또 이들 뒤에는 클럽의 뒤를 봐주는 신흥조폭이 존재하고 그 뒤에는 암묵적으로 경찰과의 유착관계가 있다"고 했다.     
 
‘이벤트’를 위한 3박자 ‘술ㆍ여자ㆍ마약’
강남의 포주 MD들은 VIP 손님과 여성들과의 성관계를 연결해주는 것을 ‘이벤트’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들은 이벤트를 위한 3가지 요소로 술과 여자, 마약을 꼽는다. 주 작가는 "보통 VIP 손님을 상대로 5000만~2억원 짜리 이벤트를 준비하는데 마약은 필수아이템으로 여겨지더라"며 "최근 논란이 된 물뽕(GHB)은 클럽의 일반 고객들까진 아니어도 어느 정도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손님들은 거의 다 사용했고, 필로폰과 엑스터시 등 소스를 알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의 마약을 사용하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VIP의 이벤트를 위한 그들만의 ‘아지트’도 목격했다고 했다. 강남의 20~30평대 오피스텔을 단기로 월 120만~150만원에 임대한 뒤, 방을 해체하고 홀처럼 만들어 제2의 클럽처럼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클럽에서 연결한 VIP 손님과 여성을 이 오피스텔로 이동하도록 안내한 뒤, 변태적 성관계를 맺도록 유도한다고 한다. 주 작가는 "그 아지트는 3~5개월 단위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곳에서 벌어지는 성적 학대행위는 이루 말할 수 없고 상식을 뛰어넘는다"고 주장했다.  
 
3년 전부터 계획적으로 ‘아이돌’ 끌어들여  
주 작가는 "3년 전 당시에 느꼈던건데 클럽 사업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때부터 ‘아이돌을 잡아야 한다’는 또 다른 사업목표가 생긴 듯했다"고 설명했다. 클럽 투자를 위한 회사를 세우고, 탈세를 위한 페이퍼컴퍼니를 만들고, 연예인을 연결하는 새로운 ‘클럽 카르텔’을 완성하려는 움직임이 3년 전부터 있었다는 것이다. 
 
클럽 입장에서 젊은 아이돌스타를 끌어들임으로써 한류열풍에 휩싸인 동남아 관광 손님들을 끌어들일 수 있고, 양지에 있는 연예인을 통해 검은 이미지를 문화적으로 세탁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었다고 한다. 주 작가는 "한류열풍을 타고 있는 유명 아이돌이 어떤 클럽에 자주 오고 그 클럽을 사랑한다는 소문이 나면 대만ㆍ중국 등지의 관광객들을 손님으로 쉽게 유치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새로운 클럽 카르텔의 흐름은 젊은 아이돌스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 듯 보였다고 주 작가는 설명했다. 그는 "강남에 유명 기획사들과 연예인들이 모여 있는데, 이들은 세무조사 및 공인이라는 스트레스가 높았다"며 "이들의 스트레스를 배설할 수 있는 지하 무대가 개설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돌스타 입장에서 클럽 사업에 참여하는 지분 및 수입에 대해서는 연예계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처럼 투명하게 세무신고를 할 필요 없다는 점이 자극제가 됐다는 것이다. 그렇게 일부 아이돌 가수들이 클럽 사업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고, 주주로까지 참여하게 됐다는 것이 주 작가의 설명이다. 그는 "성인지 감수성에 둔감하고 검을 유혹을 피하기 어려운 어린 나이의 연예인들이 이런 유혹에 취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VIP 손님 주요 연결고리는 ‘카지노 도박장’
그렇다면 강남 클럽에 수억 원을 쓰는 VIP 손님들은 어디서 왔을까? 주 작가는 "일차적으로 카지노 도박장에서 관계를 맺기 시작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마카오나 필리핀, 혹은 국내 카지노에서 만나는 지인을 대상으로 네트워킹을 형성하고, 클럽 VIP 영업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일부 클럽 운영자들은 자신의 도박 자금을 벌기 위해 클럽사업을 시작한 사람도 있었다"며 "그들은 성매매 여성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빚의 고리’를 만들면서, 동시에 도박으로 생긴 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 클럽운영을 시작한 사람이기도 했다"고 묘사했다.  
 
그는 "MD들은 보통 VIP 손님들과 성관계를 맺는 여성들에게 같이 마약을 같이 하고 (VIP의) 술잔에 약을 타라고 하기도 한다"며 "이렇게 VIP를 상대로 약점을 잡고 서로 물리고 물리는 관계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경제적으로 고위층인 VIP 손님들에게 일부러 미성년자를 연결하고 무기처럼 삼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곰(경찰) 유착’ 의심 장면 쉽게 목격  
주 작가는 6개월 동안 잠입 생활을 하면서 클럽과 경찰과의 유착을 의심할 수 있는 장면을 ‘종종’ 목격했다고 했다. 그는 "일반 여성 고객이 VIP 손님이 연결된 뒤 '성폭행을 하려 한다'는 신고를 했다"며 "그러나 당시 출동한 경찰은 클럽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문 앞에서 클럽 관계자와 이야기하고는 그냥 돌아갔다"고 했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 경찰이 현장에 들어가 피해 당사자의 진술을 듣고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것이 상식인데, 그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목격하고 많은 회의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클럽 직원들끼리 경찰을 ‘곰’이라고 칭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주 작가는 경찰이 '단속'이라는 명목으로 클럽에 방문해 '접대'를 받는 것과 같은 상황도 종종 목격했다고 했다. 주 작가는 "클럽 직원들은 ‘언터쳐블(손댈 수 없는)’이라는 자조 섞인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며 "그런 상황을 목격한 사람들로서 경찰에 범죄를 신고해도 제대로 조사를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길 수 있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MD들, 2016년 정준영 몰카 사건 무혐의 후 자신감”
주 작가가 강남 클럽에 잠입했던 2016년은 공교롭게도 최근 성관계 불법 촬영 및 유포 의혹에 휩싸인 가수 출신 방송인 정준영(30)의 전 여자친구 몰래카메라 사건이 터졌던 시기다. 주 작가는 "그때 들었던 안 좋은 말 중의 하나가 몰카 사건이 무혐의로 끝나면서 (정준영 등이) 상당한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MD들이 '이제 사건이 터져도 (경찰) 초동수사 단계에서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며 "3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그로 인해 판이 커지고 그들의 행위가 더욱 음성화된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29 본명 이승현.왼쪽)와 이성과의 성관계를 불법 촬영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30)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중앙포토]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29 본명 이승현.왼쪽)와 이성과의 성관계를 불법 촬영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30)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중앙포토]

 
주 작가는 "잠입 생활을 통해 목격하고 들은 내용을 공익 제보해야 할지 고민했지만 아직 내가 보호하려는 가출 청소년들이 그곳에 종사하고 있어 제보를 못 하고 소설 형태로 집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 자신도 어렸을 때 가출을 경험하고 술집에서도 일하는 등 불우한 중고등학교 시절 보냈는데, 그 아이들에게는 밝은 인생까지는 아니어도 인간답게 대우를 받으며 살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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