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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 자녀 학습의욕을 떨어뜨리는 세 가지 방법 아세요?

기자
장연진 사진 장연진
[더, 오래] 장연진의 싱글맘 인생 레시피(15)
남동생 가족은 '중2' 늦둥이가 있는 다둥이 가족이다. 요즘 중학생 2학년들이 무서워서 북한이 남침을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다는데, 다행스럽게도 조카는 조용히 지나가는 눈치다. [연합뉴스]

남동생 가족은 '중2' 늦둥이가 있는 다둥이 가족이다. 요즘 중학생 2학년들이 무서워서 북한이 남침을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다는데, 다행스럽게도 조카는 조용히 지나가는 눈치다. [연합뉴스]

 
일본에서 건너온 말이지만, 교사들이 중2가 가장 다루기 힘든 학년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한때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속어가 있다. 바로 ‘중2병’이다. 북한이 남침을 못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중2가 무서워서라는 우스개가 퍼질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오죽하면 그 또래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사이에 중2 때 ‘지랄’을 떨지 않으면 나중에 늦바람을 피우는 등, 엉뚱한 방향으로 욕구를 풀 수도 있다는 ‘지랄 총량의 법칙’까지 덩달아 떠돌았을까.
 
친정에도 올해 중2가 된 조카(큰 남동생의 막내딸)가 있다. 먼저 조카는 탄생 자체가 ‘애국’이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생률을 끌어올리는 데 이바지한 다자녀 가구의 늦둥이여서다. 위로 무려 11살 및 9살 터울의 든든한 언니와 오빠가 있다. 사실 올케가 늦둥이를 가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친정 식구들은 반가움 반 걱정 반이었다. 남동생이 내 집도 없이 박봉의 공무원 월급으로 어떻게 아이 셋을 키울까 염려가 돼서였다.
 
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조카가 태어나고 얼마 안 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면서 다자녀 가구에 대한 각종 혜택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조카는 자기 아빠가 수도권 노른자위에 있는 공무원 아파트를 분양받는 데 ‘일등공신’이다. 다자녀 및 6세 미만 자녀에 해당해 아빠에게 이중의 가산점을 몰아줬다. 대학교 다닐 때까지 교육비를 면제받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가족수당도 언니 오빠의 다섯 배인 10만 원을 받는다. 전기세, 수도세, 난방비 등 각종 세제 혜택도 쏠쏠하단다.
 
재미있는 것은 조카가 그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점이다. 평소 남동생이 이렇게 말도 안 듣는데 괜히 낳았다고 짐짓 후회하는 듯한 시늉이라도 할라치면 당당히 자신의 ‘공’을 내세운단다. “그럼 공무원 아파트 분양 못 받았을 거 아냐!”
 
사실 공무원인 동생 내외에게 늦둥이가 생겼을 때 걱정했다. 하지만 남동생 가족은 아파트 분양, 교육비 면제, 가족수당, 세제 혜택 등 다자녀 가구 혜택을 쏠쏠하게 누리고 있다. 사진은 2018년 기준 각 지자체별 다자녀 혜택. [중앙포토]

사실 공무원인 동생 내외에게 늦둥이가 생겼을 때 걱정했다. 하지만 남동생 가족은 아파트 분양, 교육비 면제, 가족수당, 세제 혜택 등 다자녀 가구 혜택을 쏠쏠하게 누리고 있다. 사진은 2018년 기준 각 지자체별 다자녀 혜택. [중앙포토]

 
조카의 늦둥이가 지녀야 할 자부심을 친구도 은연중 느꼈는지 초등학교 다닐 때 똑같이 다자녀 가구지만 막내가 아니라 첫째인 단짝이 이렇게 샘을 낸 적도 있다고 한다. “네가 예쁜 것(아역배우 출신인 김유정처럼 참하게 예쁘다)도 부럽고, 대학생인 언니와 오빠가 있는 것도 부럽고, 나처럼 ‘첫째’가 아니라 ‘늦둥이’인 것도 부럽단 말이야!” 이렇듯 또래가 시샘할 정도로 남다른 성장 환경 때문일까. 조카는 예의 ‘중2병’도 좌충우돌하지 않고 비교적 차분히 앓는 눈치다.
 
그런데 이게 ‘태풍의 눈’처럼 더 무섭다. 지난 설날이었다. 명절을 쇠러 동생네로 갔는데 조카의 방문에 ‘수정의 공부의욕을 사라지게 만드는 세 가지!’라는 제목의 짧은 글이 인쇄된 A4 용지 한장이 떡하니 달려 있었다. (수정이라는 이름이 흔하다며 본명을 사용해도 좋다는 조카의 동의를 받았다.)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언니와 오빠의 영향으로 원래부터 표현력이 장난 아니었지만, 사춘기 특유의 뾰족하고 기발한 감수성이 번득이는 그 역발상의 글귀들을 읽는데, 와! 절로 탄성이 새 나왔다. 올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올케가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 긴 겨울방학을 날 걱정에 일찌감치 조카의 버릇을 들이려고 방학한 바로 다음 날 혼을 좀 냈다고 한다. 그렇게 늘어지게 자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지 말고 영어공부 좀 하라고.
 
그랬더니 조카가 한마디 대꾸도 없이 얌전히 방문을 걸어 잠그더니 30여 분 후 밖으로 나와 식탁 위에 뭔가를 올려놓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더란다. 남동생이 슬그머니 가서 보았더니 중1 자유학기제 동안 모둠별 활동을 주도적으로 잘했다고 주는 근면상 등 상장 두 개와 예의 A4 용지가 놓여 있었다. 흐뭇하게 상장을 넘기다가 맨 밑에 놓인 그 ‘수정이의 공부의욕을 사라지게 만드는 세 가지’를 보는 순간 동생은 뜨끔했다.
 
그제야 딸의 숨은 의도(나 이렇게 알아서 잘하고 있으니까 간섭하지 마!)를 알아차리고 글을 읽는 내내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올랐다고 한다. 그래서 방에 있는 늦둥이 들으라고 올케를 향해 일부러 소리쳤단다. 우리 수정이 이렇게 알아서 발표도, 공부도 잘하고 있는데 왜 참견하느냐고. 제 엄마 아빠를 ‘태풍의 눈’처럼 조용히 긴장시킨 조카의 글을 그대로 소개하면 이렇다.
 
수정이의 공부의욕을 사라지게 만드는 세 가지!
사춘기 청소년의 반항심은 부모가 충분한 자율성을 줄 때 줄어든다고 한다. 이제 성인이 됐지만 내 아이들의 사춘기 때 나는 과연 아이들을 믿고 자율성을 높여 주는 부모였을까. 지난 설날 조카의 방문에 달린 이 글을 지나칠 때마다 부끄럽게 돌아보았다. [사진 장연진]

사춘기 청소년의 반항심은 부모가 충분한 자율성을 줄 때 줄어든다고 한다. 이제 성인이 됐지만 내 아이들의 사춘기 때 나는 과연 아이들을 믿고 자율성을 높여 주는 부모였을까. 지난 설날 조카의 방문에 달린 이 글을 지나칠 때마다 부끄럽게 돌아보았다. [사진 장연진]

 
1) 공부할 때 방문을 열어 잔소리 하나씩 투척
효과: 수정의 스트레스 유발, 수정의 공부의욕 70% 소모, 수정을 숨 막히게 할 수 있는 레어스킬
 
2) 칭찬을 돈처럼 아끼기
효과: 수정의 자신감·자존감 하락, 수정의 공부의욕 나날이 소모
 
3) 미간을 찌푸리며 위협하기
효과: 허리에 손을 얹고 소리를 지르면 수정을 쫄게 만드는 플러스효과를 볼 수 있으며, 덤으로 공부의욕 30% 하락. 플러스효과를 보지 않으면 40% 하락
 
수정의 공부의욕 하락을 위해 앞으로 세 가지를 잘 기억하기!
 
장연진 프리랜서 작가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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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