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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왔는데…중국도 여전히 일자리 한파

중국 광저우에서 20년째 남성 속옷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이 씨는 최근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500명 가까이 내보냈습니다. 한때 600여 명에 달했던 공장 식구들은 이제 100명 남짓한 수준입니다. 그는 "주문량이 확 줄어들어 공장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며 "오랫동안 일했던 숙련공만 남기고 다 해고했다"고 말했습니다.
 
둥관에서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운영하는 궈펑천 대표는 사업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2년 전 사업 규모를 늘렸다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타격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24개였던 매장을 9개로 줄이고 150명이었던 직원을 35명으로 줄인 상태입니다. 궈대표는 "제과점 주변에서 일하는 공장 직원들이 줄어들다 보니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며 "재작년까지만 해도 호황이었는데 지난해부터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출처 중앙포토]

[출처 중앙포토]

성장 가도를 달리던 중국의 경제 상황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중국 산업계가 시름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바이오, 정보통신(IT), 게임까지 인력 감축이 전방위로 퍼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의 온라인 게임업체에서 일하다 지난해 하반기 해고된 류웨는 "회사가 직원 수를 기존의 500명에서 350명으로 줄였다"며 "지난해 초 게임 규제가 강화된 후부터 업계 전반의 감원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베이징, 상하이, 우한, 선전 등 중국 전역의 게임업체가 인력 다이어트에 나선 상태입니다.
 
공유 자전거 업체인 오포는 지난해 직원을 3400명에서 400명으로 줄였지만, 여전히 구조조정을 계속하고 있고 중국 뉴스서비스 업체 진르터우탸오는 스마트폰업체 스마티산을 인수 후 대대적인 인력 감축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또 다른 공유 자전거 업체인 모바이크, 온라인 여행업체 취날, 온라인 음식 배달업체 메이퇀뎬핑, 지식공유 사이트 즈후 등에서도 감원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등 대기업도 조직의 규모를 줄이고 외부 채용을 중단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중국 최대 의료장비 제조업체 선전마인드레이 생물의료전자의 경우 지난해 말 신규 채용 대상자의 절반이 넘는 200여 명의 채용을 취소하기로 했다가 여론에 못 이겨 채용을 유지하기로 한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중국의 취업 정보 업체인 쯔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술 자문 및 인터넷 업계의 채용공고는 전년 동기보다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수가 줄어드는 것뿐 아니라 고용의 질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SCMP는 "기업들이 임금이 높고 고용주가 '사회보장 기여금'을 부담해야 하는 정규직 대신 임시직 고용에 치중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직원들이 느끼는 고용 불안감 또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임시직은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3억여명의 농민공으로 충당되고 있으며 이들은 해고돼도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습니다.
 
 [출처 봉황망]

[출처 봉황망]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 2차 연례회의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0~6.5%로 제시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지난해보다 성장률 목표를 0.5%포인트 하향 조정한 셈입니다.
 
하지만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와 내수 침체를 고려할 때 이마저도 달성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리 총리는 "취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취업 우선 정책을 거시정책으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안팎에서는 실효성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지만 한국도, 중국도 취업 전선에 부는 칼바람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차이나랩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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