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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의 대안이 IEO?...거래소 하기 나름!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렉스 인터내셔널(비트렉스 산하)이 진행하던 IEO(Initial Exchange Offering)가 시작 몇 시간 전 갑자기 취소됐습니다. 원래는 15일 국제 게임 데이터 블록체인 프로젝트 레이드(Raid)가 개발한 XRD 토큰의 IEO를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갑자기 취소한 이유는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만한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레이드는 월간 페이지 뷰가 약 5억에 달하는 게임 데이터 분석 화사 OP.GG가 ‘핵심 파트너’라고 줄곧 광고해 왔습니다. 그런데 IEO 직전 OP.GG는 “논의되었던 모든 사항을 전면 중단”했다며 “경제적ㆍ기술적 협력관계도 갖지 않을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레이드와는 거래를 끊겠다는 거죠. 속사정이야 어떻든, 일단 사기 행각이 막판에 걸린 느낌이네요. 그런데 IEO는 뭔가요? ICO(Initial Coin Offering)는 들어봤는데….
 
출처: 비트코인익스체인지가이드

출처: 비트코인익스체인지가이드

IEO의 모범생, 바이낸스 런치패드
IEO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프로젝트 팀의 위탁을 받아 대리 진행하는 ICO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프로젝트가 제휴를 맺은 거래소에 발행한 토큰을 보냅니다. 해당 거래소는 자사 회원들에게 토큰을 판매 및 배포(이벤트성 에어드랍)합니다.
세계 1위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주요 성공 비결 중 하나가 ‘런치패드’입니다. 2017년 바이낸스가 출시한 IEO 플랫폼입니다. 런치패드 출시 이후 기프토(GIFTO)와 브레드(BREAD)을 성공적으로 출시했습니다. 작년엔 잠잠하다가 올해부터는 1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런치패드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1월,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비트토렌트가 바이낸스 런치패드를 통해 시장에 데뷔했습니다(소문에는 ‘1분컷(1분 만에 마감)’이었다고).
 
IEO가 ICO보다 잘난 게 뭐야?
왜 IEO가 등장한 걸까요? 당연히, ICO보다 나은 뭔가가 있기 때문이겠죠. 투자자 입장에선 리스크가 덜합니다. 거래소가 프로젝트와 제휴를 맺는 과정에서 일차적으로 검증을 합니다. ‘프로젝트 반 스캠 반’인 ICO 시장에서 그나마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반 투자자보다는 거래소 측이 전문 인력도 확보하고 있으니, 더 보는 눈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죠.
거래소 입장에서는 신규 회원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너무 많습니다. 국내에만 200개는 있는 것 같고(집계가 안 됩니다), 글로벌로 치면 수백, 수천개에 달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야말로 레드오션.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엣지가 필요합니다. IEO는 거래소의 엣지가 될 수 있죠. 괜찮은 프로젝트의 IEO를 진행하면, 그 토큰을 사기 위해 거래소에 회원으로 가입할 겁니다. 주식시장으로 치자면, 공모주 청약을 위해 주관 증권사 계좌를 트는 것과 비슷하죠.
프로젝트 입장에선 규제 리스크를 피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가 ICO는 규제하지만, IEO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이 없습니다. 아마, IEO가 더 새로운 형태의 자금 모집 방법이라서 미쳐 규정이 마련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런 빈틈을 파고 들어 중국 등 ICO 규제국가에서는 ICO 대안으로 IEO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출처: 비트코인익스체인지가이드

출처: 비트코인익스체인지가이드

 
거래소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좋은 점만 있다면 벌써 시장은 IEO로 재편됐겠죠. IEO는 여러 장점에도불구하고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IEO에서는 거래소에만 너무 많은 힘이 실립니다. 스캠 프로젝트를 걸러준다고 하지만, 거래소가 프로젝트와 짜고서 IEO를 진행하면 어떻게 될까요? IEO를 진행한 토큰을 상장시켜 펌핑과 덤핑을 통해 가격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다른 거래소에는 토큰이 상장 안 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가격 조작이 비교적 쉽죠). 게다가 완전히 무법천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IEO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설령 범법 행위가 발생하더라도 단속하거나 처벌할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그러니깐 IEO는 ‘거래소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가능합니다. 곧, 거래소를 선별해야 지요.
 
못 믿겠다면? IEO나 ICO나 도긴개긴
비트렉스 인터내셔널이 추진한 IEO가 막판에 취소된 것을 놓고, 일부에선 IEO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생각이 좀 다릅니다. 오히려 IEO였기 때문에, 거래소가 투자 리스크를 감지하고 일반인들이 투자를 못 하게 막았습니다. ICO였다면, 속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별 의심 없이 투자했겠죠. 되레 이번 취소가 IEO의 긍정적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문제는 작전을 일삼는(혹은 그런 것으로 의심되는) 거래소가 IEO를 할 때입니다. 거래소가 프로젝트와 짜고 어떤 일을 벌일지 알 수가 없죠. 그런데 거래소는 현재, 아무나 할 수 있습니다. 아무나가 만든 거래소가, 자기가 투자한 코인의 IEO를 진행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투자자 입장에서 IEO의 좋은 점은 거래소가 스캠 코인을 걸러준다는 건데, 이 경우엔 거래소가 스캠 코인의 온상이 됩니다. 결국, 거래소를 믿을 수 없다면 IEO는 ICO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래서, IEO를 하란거야 말란거야
모든 제도가 그렇듯 그걸 누가 운영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릅니다. IEO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니죠. IEO를 할 땐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하나는 해당 프로젝트, 다른 하나는 거래소. 프로젝트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판별하는 것과 더불어, 거래소가 믿을 만한 곳인지 꼼꼼히 따져야 합니다. 이거저거 다 귀찮다고요? 간단히 말하겠습니다. IEO 경험이 많고, 그 결과도 괜찮았던 대형 거래소를 선택하세요.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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