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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증거인멸 교사? 억울"···정준영 몰카 수사 진실은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과 유포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과 유포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2015~16년 사이 8개월간 승리(29‧본명 이승현)와 정준영(30) 등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서 정준영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정황이 드러났다. 정준영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입건된 가운데 2016년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사건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경찰이 증거 인멸 교사?
국민권익위원회에 처음 카톡 자료를 신고한 방정현 변호사는 13일 SBS에 “경찰이 포렌식 업체 측에 증거 인멸을 교사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 있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6년 당시 정준영 사건 담당 경찰관이었던 채모 경위는 정준영이 휴대전화를 맡긴 사설 포렌식 업체에 연락해 “시간이 없어서 그러는데 ‘데이터 확인해 본바, 기계가 오래되고 노후해 데이터 복원 불가하다’는 확인서 하나 써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업체 측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채 경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채 경위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준영 변호사로부터 ‘데이터 복구 불가 확인서’라는 서류가 왔다. 휴대전화 데이터 복원이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며 “확인하기 위해 업체에 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업체에서 복구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니 나중에 책임지라는 뜻으로 확인서를 써달라고 한 것”이라며 “내가 증거 인멸하려는 생각이었으면 정준영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겠느냐”고 반박했다.  
 
당시 경찰은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했으나 정준영과 피해자의 증언, 녹취 파일 등을 토대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정준영은 왜 직접 디지털 포렌식을 맡겼나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고소장이 접수된 후 경찰이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하자 정준영 변호인은 “사건 이후 6개월이 지나 휴대전화를 바꿨고, 이전 전화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후 수사관이 “디지털 포렌식 할 것이니 빨리 제출하라”고 재촉하자 “직접 사설 업체에 맡겼다”고 말을 바꿨다. 정준영 변호인이 직접 휴대전화 복원을 의뢰한 건 고소당한 지 12일 뒤, 경찰에 입건되기 3일 전이었다. SBS에 따르면 정준영 변호인은 업체에 제출한 휴대전화 복구 의뢰서에 휴대전화 상태를 고장이 아닌 정상이라고 표시했다. 그러나 이후 정준영 측은 “휴대전화를 떨어뜨리면서 하드디스크가 깨져 복원이 불가하다”는 의견서만 제출하고 끝까지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았다.  
 
경찰은 문제가 된 카톡 내용이 바로 이 업체의 포렌식 과정을 거쳐 복원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설 업체에 디지털 포렌식을 맡겼던 행위가 3년 후 정준영의 범죄를 드러내는 증거물이 된 셈이다. 경찰은 14일 이틀째 해당 업체에 대한 압수 수색을 벌이고 있다. 디지털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려 압수 수색을 마치는 데는 2~3일 정도 더 소요될 예정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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