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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에 ‘인구절벽’ 공포

세살짜리 딸을 둔 중국인 여성 샹린 첸은 최근 시부모로부터 “둘째 아이를 갖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들었다. 하지만 그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하나 뿐인 딸 양육비만 매년 5만 위안(약 843만 원)이 들어가는데,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을 지기 싫어서다.
 
첸은 “가족의 전체 수입(30만 위안)에 비하면 양육비 비중은 아직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앞으로 첫 아이의 방과 후 학습, 가족 여행비까지 감안하면 무려 10만 위안을 양육비에 써야 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선 둘째를 가질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최근 중국 경기 둔화에 따라 중국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가운데, 중국 인구 증가 둔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갈수록 주춤해지는 출산율에 따른 것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는 등 출산을 적극 장려하고 있지만, 정작 평범한 중국인 입장에선 자녀 출산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인구 절벽이 미국과 무역 분쟁보다 더 심각한 경제 현안”이라는 지적(미 월스트리트저널)까지 등장했다.
 
이런 현실은 여러 경제 지표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신생아 숫자는 1520만 명을 기록해 전년도(2017년)보다 11%(약 200만 명) 가량 감소했다. FT는 “중국의 신생아 증가율은 중국 정부의 한 자녀 정책 폐지(2015년) 이후에도 꾸준히 감소한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는 앞서 지난 78년 지나친 인구 증가를 막으려는 목적으로 가구당 자녀 수를 한 명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우려해 산아 제한을 완화한 것이다.
 
저출산율 추세는 중국 인구 증가율까지 끌어내리고 있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인구 증가율은 0.38%로, 지난 61년 이래 최저 수치였다. 뿐만 아니라 지난 70년 19.3세에서 2015년 37.0세로 오른 중국의 중위 연령이 2050년쯤 50세까지 오른다는 전망이다
 
중국 정부도 인구 절벽의 위기를 감지한다. FT는 “중국 정부는 10년 뒤인 2029년쯤 중국 인구가 정점에 달한 뒤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전체 인구의 16% 가량인 60세 이상 인구가 2050년쯤 30%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인구 증가 둔화 추세가 중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다. 생산가능인구(15~60세)를 충분히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왕 펭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 사회학과 교수는 “중국의 인구 둔화세는 매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을 0.5%포인트 씩 떨어뜨릴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속된 경제 둔화 여파로 현재 6%대의 중국 성장률이 3%대로 줄어들 경우 GDP 감소분(0.5%포인트)에 따른 경제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학계도 저출산 대책 마련에 머리를 모으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FT에 따르면 최근 두 중국 난징대 교수가 “모든 40세 이하 시민에게 ‘둘째 자녀 가정’에 대한 보조금 목적의 세금을 거둬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썼다는 이유로 큰 비난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여성의 사회 진출 역시 출산율 감소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90년 3%에 그쳤던 중국인의 대학 진학률은 2015년 현재 각 40%(남성)·45%(여성) 이상으로 여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옛 세대와 비교해 요즘 중국 여성은 출산해야 한다는 부담을 지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결국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생산가능인구 확보를 위한 은퇴 연령 지연이다. FT는 “중국 정부가 법에 명시된 은퇴 연령(남성 60세, 여성 55세)을 늦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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