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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조원 맴도는 택시시장 100조, 200조로 키우고 싶다”

택시면허 딴 기자가 만난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고되다. 하루 12시간 쉬지 않고 달려도 밥벌이가 쉽지 않다. 손님이 없으면 연료만 타는 게 아니라 애간장이 더 탄다. 택시기사. 스스로를 택시 기본요금에 빗대 ‘2400원 인생’이라 부르는 거친 삶이다.<2011년 8월 1일 중앙일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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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시간 제한 합의안 도출 후 언론 인터뷰에 처음 응한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박민제 기자]

카풀 시간 제한 합의안 도출 후 언론 인터뷰에 처음 응한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박민제 기자]

지난 2011년 택시운전면허 취득 후 민심청취 수단으로 3일간 택시기사로 일한 뒤 보도했던 기사의 한 대목이다. 최근까지 16차례 더 택시를 운전하며 경험한 택시기사의 삶은 2011년보다 나아진게 없다. 카풀 등에 극렬히 반대하는 기사들의 마음 속엔 ‘지금도 힘든 삶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이 존재한다.
 
정주환(41)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인터뷰한 건 그래서다. 그는 지난 7일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통해 카풀 시간을 제한하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일부 택시단체가 전면 거부를 선언하고 스타트업도 이를 비판하는 등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14일에도 카풀 3개사가 합의안을 비판하며 재논의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13일 경기도 판교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만난 정 대표는 “합의안에 대한 오해가 많다”고 입을 열었다. 합의안 도출 후 정 대표가 언론과 정식 인터뷰를 한 것은 처음이다.
 
어떤 오해가 있나.
“핵심은 새하얀 도화지처럼 규제가 전혀 없는 모빌리티 서비스 판을 새로 만든 것이다.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가 그것이다. 택시도 모빌리티 기업들도 함께 전체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장이다. 그런데 자꾸 카풀 (시간제한) 부분에만 집중해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카풀은 일부일 뿐이다.”
 
택시기사들에겐 생계가 달린 문제다.
“국내 택시시장 규모가 8조원 가량인데, 오랜 기간 정체상태다. 그러다 보니 기사들은 열악한 처우에 처하고, 승객들은 불만이 크다. 우리는 이 좁은 판에서 서로 뺏고 빼앗기는 게임을 하자는 게 아니다. 혁신적 서비스로 이용자 만족도를 높여 이 판을 100조, 200조원으로 키우자는 것이다.”
 
규제가 그렇게 많나.
“우리가 서비스를 내놓을때마다 지방자치단체의 눈치를 봐야 한다. 서비스 이름부터 그렇다. 택시에도 더 예쁜 색을 입히고, 더 좋은 차를 사용하고 싶어도 규제가 너무 많다. 혁신을 위해서는 규제가 없어져야 한다.”
 
혁신적 플랫폼은 뭔가.
“택시는 지금 요금·차종·외관·영업구역 규제를 받고 있다. 또 부제가 존재해 영업 못하는 날짜도 있다. 규제를 다 없앤 영역을 만들고 택시회사들과 협업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보자고 한 것이 합의안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인가.
“형상을 정해버리면 안된다. 네거티브 규제의 핵심은 금지하는 거 말고 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택시사업자 면허를 빌리는 형태를 제시하며 대기업인 카카오만 유리하다고 지적한다.
“가능한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초창기 20개 택시회사가 동참해 함께 사업을 했다. 이런 제휴도 얼마든 만들 수 있다. 말레이시아 차량공유 업체 ‘그랩’의 헬리콥터 전용 서비스나, 전세기 여러대를 맴버십 형태로 공유하는 서비스도 있을 수 있다. 우린 전기 자전거 서비스도 최근 출시했다. 모빌리티 사업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며, 우리가 다 할 수도 없다.”
 
카풀 시간 제한에 대한 반발이 크다.
“법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여객자동차법에 출퇴근 시간만 돈 받는 카풀을 운영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퇴근 시간을 밤 11시라 규정할 수 있을까. 최근 법원에선 출퇴근 동선이 다른 손님을 태워준 것에 대해 운행정지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도 나왔다.”
 
다른 모빌리티 업체들 반발도 크다.
“갈등 시작은 다른 업체가 하고, 우리는 중간에 참여했지만 그래도 책임감을 갖고 서비스를 중단하고 합의에 들어갔다. 사회적 갈등을 풀어야 시장이 열린다고 봐서다. 계속 많은 대화를 통해 풀어 나가겠다.”
 
타협안을 도출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논의에 참여한 모든 당사자들이 새 산업을 육성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가는데 공감한 결과 합의안이 나왔다. 앞으로 사용자들이 기꺼이 돈을 내는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기존 종사자들에게는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게 하는 일에 주력하겠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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