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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서 토사물 먹이고 책으로 때렸는데…정서적 학대?

경북 구미의 한 어린이집 CCTV에 보육교사가 아이에게 밥을 급하게 먹인 뒤 식판에 남은 음식을 입에 붓는 모습이 찍혔다. 아이가 음식을 다 먹지 못하고 뱉자 이를 다시 먹이려고 한다. [사진 피해 아동 부모]

경북 구미의 한 어린이집 CCTV에 보육교사가 아이에게 밥을 급하게 먹인 뒤 식판에 남은 음식을 입에 붓는 모습이 찍혔다. 아이가 음식을 다 먹지 못하고 뱉자 이를 다시 먹이려고 한다. [사진 피해 아동 부모]

“밥을 입에 밀어 넣으니 아이가 식판에 토하죠. 그런데 그 토사물을 다시 아이에게 다시 먹이더군요.”“빼앗은 책으로 아이 뺨을 때립니다. 앉아있는 아이의 목을 발로 찹니다. 그런데도 신체적 학대가 아닌 정신적 학대라니요.” 경북 구미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학대 사건의 피해 아동 어머니 김모(41)씨의 호소다. 
 
지난해 8월 구미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아동을 학대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구미경찰서가 해당 어린이집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하고 수사한 결과 교사 2명이 아동 5명을 학대한 정황이 드러났다. 학대 정황은 2개월간 76건이었다. 
 
경찰은 어린이집 보육교사 2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신체적 학대 혐의는 적용하지 않고 정신적 학대 혐의만 있다고 봤다. 입증할만한 멍·골절 같은 상처가 없다는 이유였다. 대구지검 김천지청 또한 마찬가지 이유로 정서적 학대로만 보고 해당 교사 2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에 학부모들은 “아이가 맞았는데 정서적 학대만 적용한다니 말이 되지 않는다”며 대구지검 김천지청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결국 재판부가 CCTV를 다시 확인하라고 하면서 지난 13일 경북경찰청은 보강수사에 돌입했다. 
 
왜 검찰과 경찰은 이러한 학대 행위가 정신적 학대에만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린 걸까. 정신적 학대와 신체적 학대를 구분 짓는 기준은 무엇일까. 14일 신명철 법무법인 금성 변호사와 신수경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변호사에게 답변을 들어봤다. 
 
토사물 먹이면 정신적 학대, 때리면 신체적 학대
 
아동복지법 17조에는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건강·발달을 해치는 행위를 신체적 학대로, 아동의 정신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정서적 학대로 규정한다.
 
신명철 변호사는 “잠을 재우지 않거나 옷을 벗겨 내쫓고 음식을 억지로 먹이면 정신적 학대 행위로 볼 수 있다. 신체적 학대는 때리는 행위인데, 책으로 아이를 때렸을 경우 멍이 들지 않아도 영상 증거만 있다면 신체적 학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과 검찰은 “입증할 상처가 없다”며 이를 신체적 학대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신수경 변호사는 “신체에 물리적 힘을 가하기만 하고 신체 손상 입증이 어려운데도 신체적 학대를 적용하면 나중에 법정 공방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신적 학대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신체적 학대는 법정 공방 길어져
 
보통 재판부는 경찰과 검찰에 1건의 학대 행위에 대해 신체적 학대 혹은 정신적 학대 둘 중 하나만 적용하라고 요구한다. 정서적·신체적 학대 모두 5년 이하의 징역으로 형량은 같다. 다만 아동의 경우 실제 크게 다치지 않은 이상 신체적 학대를 입증하기가 어려워 다툼의 소지가 있다. 
 
경북 구미의 한 어린이집 CCTV에 보육교사가 아이를 책으로 때리는 장면이 찍혔다. 사진 속 아이가 자신의 뺨을 쓰다듬고 있다. [사진 피해 아동 부모]

경북 구미의 한 어린이집 CCTV에 보육교사가 아이를 책으로 때리는 장면이 찍혔다. 사진 속 아이가 자신의 뺨을 쓰다듬고 있다. [사진 피해 아동 부모]

신명철 변호사는 “책으로 때린 행위의 경우 교사 입장에선 책을 가져오면서 실수로 스쳤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상처가 생기지 않는 한 신체적 학대는 영상만으로 입증이 어렵다”고 했다. 
 
따라서 아이를 책으로 때렸을 경우 아이가 친구 앞에서 혼나면서 불쾌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정신적 학대로 넘기는 게 나을 수 있다. 신수경 변호사는 “상처가 나지 않았는데 왜 신체적 학대죄를 묻느냐고 반론하게 되면 재판이 길어지기에 오히려 정신적 학대를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동 학대 전문가 의견 상시 청취해야”
 
법조계에서는 아동 학대 사건을 다룰 때 경찰·검찰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사례전문위원회, 사건관리위원회 등을 상시로 여는 방안을 제시한다. 신수경 변호사는 “기존 위원회를 활성화해 아동 학대 사건의 신체적·정신적 학대 여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사례를 모아나가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신명철 변호사는 “아동학대의 경우 객관성 검증이 어렵기에 전문가 의견 청취가 필수”라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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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