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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동영상’ 삭제해도 보관하고, e-메일 정보 무단 수집… 공정위, ‘플랫폼’ 포식자 갑질 손 본다

지난해 4월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지난해 4월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직장인 김민영(36) 씨는 페이스북에 종종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을 올리곤 했다. 그런데 지난해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새 사람을 만나면서 게시물을 다 지워버렸다. 그러고도 찜찜했던 김 씨는 약관까지 찾아봤다. 약관엔 ‘삭제된 콘텐츠는 기술적인 이유로 인해 백업 복사본에 일정 기간 유지될 수 있습니다(다른 사용자에게는 표시되지 않음)’라고 적혀 있었다. 김 씨는 “옛날 사진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싶은데 ‘일정 기간’ 동안 누군가 보관하고 있다니 찜찜하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한 약관을 바로잡기로 했다. 공정위는 구글(유튜브 포함)ㆍ페이스북ㆍ네이버ㆍ카카오 등 4개 시장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한 약관에 대해 시정 명령(구글 외엔 자진 시정)을 내렸다고 14일 밝혔다. 약관을 근거로 회원이 ‘사생활 동영상’을 삭제하더라도 들고 있거나, e-메일 정보까지 무단 수집하는 ‘갑질’을 바로잡는다는 취지에서다.
 
구체적으로 시정 명령을 내린 약관 내용은 ①회원 저작물에 대한 광범위한 이용, ②사업자의 일방적인 콘텐트 삭제, 계정 해지 또는 서비스 중단, ③사전통지 없이 약관 변경, ④서비스 약관 및 개인정보 수집 등에 관한 포괄적 동의 간주, ⑤과다한 개인정보 수집, ⑥회원이 콘텐트를 삭제하더라도 사업자가 콘텐트 보유ㆍ이용, ⑦사업자의 포괄적 면책, ⑧부당한 재판관할 합의, ⑨부당한 환불, ⑩기본 서비스 약관 및 추가 약관에 관한 포괄적 동의 간주 등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 구글에 가입하려면 ‘자동 시스템은 맞춤 검색결과ㆍ광고, 스팸ㆍ멀웨어 감지 등 귀하에게 유용한 제품 기능을 제공할 목적으로 귀하의 콘텐트(e-메일 포함)를 분석합니다’ 같은 약관에 동의해야 한다. 약관에 체크했다는 이유로 내 e-메일 내용을 분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구글ㆍ페이스북 약관엔 ‘귀하는 당사가 삭제한 귀하의 비디오의 서버 사본(server copy)을 보유할 수 있으나 이를 전시ㆍ배포하거나 공연할 수 없음을 알고 있고 이에 동의합니다’란 내용이 있다. 삭제한 콘텐트를 검색을 통해 찾을 순 없더라도 ‘잊힐 권리’를 완전하게 보장하지는 않는 셈이다.
 
유튜브엔 ‘언제라도 사전 통지 없이 유튜브 단독 재량으로, 본 약관에 위배되는 자료의 제출 시 해당 콘텐트를 제거하거나 이용자의 계정을 종료시킬 수 있습니다’란 약관이 있다. 회원에게 통지하지 않고도 서비스를 중지하거나 콘텐트를 삭제, 계정을 종료시킬 수 있도록 한 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카카오엔 ‘여러분이 본 약관을 위반하여 회사가 여러분의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거나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회사는 여러분에게 일체의 환불을 하지 않습니다’란 약관도 있다.
 
그러면서도 ‘비밀번호 관리를 소홀히 하셔서 발생하는 불이익은 안타깝지만 여러분께서 부담하실 수밖에 없습니다(네이버)’ ‘본 서비스로 인해 또는 본 서비스와 관련해 발생하는 분쟁의 경우, 당사자들은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카운티 법원의 대인관할 및 전속 법정지에 동의합니다(구글ㆍ페이스북)’ 같이 문제가 발생했을 땐 사업자에게 유리하도록 한 내용을 약관에 담았다.
 
이태휘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불공정한 약관을 시정해 이용자 저작권을 보호하고 사업자 책임은 명확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최근 확산하는 동영상 플랫폼 등 온라인 서비스 분야 약관법 위반 여부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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