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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무상교육, 제2 누리과정 될라…시도교육감들 “국가가 예산 마련하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고교 무상교육 실시가 제2의 누리과정 사태로 비화하지 않기 위해 국가가 책임지고 예산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고교 무상교육 실시가 제2의 누리과정 사태로 비화하지 않기 위해 국가가 책임지고 예산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올해 2학기부터 고3 대상 무상교육을 시행하는 것과 관련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재원 확보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명확한 시행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서로 예산을 떠넘기면서 갈등을 빚었던 제2의 누리과정 사태가 반복될 수 있어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14일 세종시 사무국에서 ‘고교 무상교육 재원방안 마련’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승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전북교육감)은 “고교 무상교육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자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포용국가 사회정책 교육 분야의 핵심”이라며 “무상교육 실시가 예산부담의 문제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대통령은 공약으로 고교 무상교육의 주체가 정부라는 것을 보여준 만큼 국가가 책임지고 무상교육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교 무상교육 재원마련 방식을 놓고 정부와 시도교육청 사이에 갈등이 있어서는 안 되고, 국가정책의 추진을 교육감들에게 떠넘기는 일은 더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시도교육감들은 고교 무상교육 문제가 ‘제2의 누리과정’ 사태로 비화하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교 무상교육은 원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하지만 재정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뤄졌고,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서 문재인 정부가 공약을 이어받았다. 당초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게 목표였지만, 지난해 10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시행시기가 1년 앞당겨졌다.
교육부 세종청사 전경. [연합뉴스]

교육부 세종청사 전경. [연합뉴스]

교육부는 올해 2학기 고3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2학년, 2021년에는 1학년으로 무상교육을 확대할 예정이다. 무상교육이 실시되면 고교생 한 사람당 수업료와 교과서비·학교운영지원비 등 연간 약 160만원을 지원한다. 당장 올해 하반기에 고3 학생 49만명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예산만 3900억원이다. 2·3학년 88만명이 무상교육을 받는 내년에는 1조4000억원, 3개 학년(약 126만명)이 모두 무상교육을 받는 2021년에는 연간 약 2조원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하다.
 
앞서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달 18일 고교 무상교육을 안정적이고 지속해서 추진하려면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비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비율을 현행 내국세의 20.46%에서 0.87%p 인상한 21.33%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도교육청이 고교 무상교육 전면 실시에 드는 재원을 지속해서 감당하는 것은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교육부도 안정적인 예산 확보를 위해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을 늘리자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현재 교부금만으로도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라 합의가 쉽지 않다. 교육부는 3월까지 기재부와 협의를 거쳐 정부 차원의 추진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가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고교 무상교육이 제2의 누리과정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013년 정부는 만 5세에게 실시하던 무상교육을 만 3~4세로 확대하면서 예산 절반을 시도교육청이 부담하도록 해 수년간 갈등이 계속됐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누리과정을 전액 국고로 지원하고 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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