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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의회 '노 딜 브렉시트' 부결, 연기 확실시…이후 향배 아무도 몰라

브렉시트 반대 시위대가 EU 깃발과 영국 국기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브렉시트 반대 시위대가 EU 깃발과 영국 국기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하원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하원은 14일(현지시간) 브렉시트를 연기할 것인지를 투표하게 되는데, 연기하는 방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연기 후 브렉시트를 놓고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테리사 메이 총리를 비롯해 영국 의원들을 포함해 아무도 모른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정치권이 선거 전략으로 꺼내든 브렉시트는 결국 시한이 임박해서까지 해법을 찾지 못하고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13일 영국 하원은 어떤 시기에서든 노 딜 브렉시트에 반대하는지를 놓고 투표를 벌여 4표 차로 반대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노 딜 브렉시트를 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312표, 해도 된다는 의견이 308표였다. 이후 3월 29일 시한과 관련해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한 입장을 정해달라고 정부가 낸 안에 대한 표결에서도 43표 차이로 해선 안 된다가 많았다. 
브렉시트 미궁에 빠진 영국 의회 [AP=연합뉴스]

브렉시트 미궁에 빠진 영국 의회 [AP=연합뉴스]

 
 영국과 EU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일단 줄어든 것이다. 하원은 14일 브렉시트 연기 방안을 놓고 표결한다. 만약 연기 방안이 부결되고 오는 29일까지 정부의 합의안이 다시 의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법에 따라 노 딜 브렉시트는 자동으로 현실화하게 된다. 이를 막으려면 연기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브렉시트가 얼마나 연기될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메이 총리는 표결 직후 "3월 29일까지 EU와의 합의안을 의회가 통과시키지 않으면 브렉시트를 길게 연기할 것"이라며 "5월 유럽의회 선거에도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막판까지 자신의 합의안을 통과시키라고 압박했지만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브렉시트 시한을 늦추려면 EU 회원국 27곳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한다. EU 측은 “영국이 무엇 때문에 연기하는지 이유를 명확히 하라"고 요구 중이다.
 
 영국 의원들은 EU와의 합의 내용이 부족하다는 입장이지만 EU 측은 이미 “정치를 하다 보면 기회가 두 번은 있을 수 있는데, 이미 다 썼다. 더이상 기회는 없다"고 밝혔다. 영국 정치권을 향해선 “브렉시트 난맥상을 푸는 책임은 영국 의회에 있다. 이상적인 브렉시트 방안만 찾지 말고 현실을 좀 직시하라"고 질타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AP=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AP=연합뉴스]

 
 브렉시트가 연기되더라도 영국 정치권이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메이 총리의 합의안이 두 번씩이나 의회에서 큰 표 차이로 부결됐기 때문이다. EU 본부는 물론이고 영국과 관계가 좋았던 네덜란드나 스웨덴 등 EU 회원국들도 불확실한 전망 때문에 영국이 연기하는 이유가 브렉시트를 하기 위해서인지 아닌지 등을 명확히 해야 동의해 줄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브렉시트가 연기된 후 상황은 안개 속이다. 총선을 치러 새 정부를 꾸린 뒤 재협상에 나설 수도 있고, 제2 국민투표를 해 국민에게 다시 브렉시트를 할 것인지 물어볼 수도 있다. 메이 총리의 합의안이 다시 표결에 오를 것이라는 의견도 있고, EU와 일정 부분 재협상에 나설 수도 있다.
브렉시트 찬성 시위가 의회 밖에서 열렸다. [AP=연합뉴스]

브렉시트 찬성 시위가 의회 밖에서 열렸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영국 정치권은 노 딜 브렉시트 찬성파와 소프트 브렉시트 선호파, 브렉시트 반대파 등이 섞여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브렉시트가 연기되더라도 이런 복잡한 의견이 어떻게 조율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보수당 일각에선 노동당 등 야당과 의견을 모을 수 있는 소프트 브렉시트 방안을 찾아 의회에서 다수로 통과시킬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붕괴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혹평을 받는 영국 정치권이 시한을 넘기고 나서 지금까지와 다른 접근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선거 전략으로 꺼내 든 브렉시트를 수습하지 못하는 영국 정치권은 결국 다시 국민에게 의견을 묻는 길을 밟아야 할지도 모를 처지에 놓였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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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