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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병리’서 ‘소중한 자산’으로…하루새 바뀐 김상조 재벌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제경쟁정책워크숍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제경쟁정책워크숍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재벌들은 관료·정치인을 포획하고 언론마저 장악하는 등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 배포 자료)
 
“재벌은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으로,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러하며, 미래에도 그러할 것” (12일 국제경쟁정책워크숍)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재벌’ 발언이 구설에 올랐다. 불과 하루 사이 재벌에 대한 평가가 180도 달라지면서다. 김 위원장은 12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3회 국제경쟁정책 워크숍’ 기조강연에서 “나는 재벌을 좋아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이는 11일 공정위가 배포한 기조강연 초고에서 재벌을 일컬어 “사회적 병리 현상”이라 언급한 것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다.
 
김 위원장의 재벌 발언은 한국 경제 성장 과정을 설명하면서 나왔다. 그는 “한국 정부는 한정된 자원을 성공적인 기업에 투자했고, 이 기업은 해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 시기에 삼성·현대자동차·LG와 같은 ‘재벌’이 탄생했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재벌을 “소중한 자산”이라 치켜세웠지만, 비판적 발언은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과거에는 (재벌) 오너 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했지만 현재는 5% 내외에 불과하다”며 “오너라 불리지만 실상은 소수주주”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순환출자 등을 이용해 기업집단 전체에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다른 기업·주주의 이익을 저해하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의 경제 발전 단계에 따른 공정위의 대응도 소개했다. 그는 “공정위 설립 초기에는 조직 규모도 작고 경험도 충분치 않아 법 집행보다는 경쟁 주창 기능에 중점을 뒀다”며 “경쟁정책 필요성이 높아진 뒤에는 경쟁법 집행으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은 정부 주도 경제에서 출발해 시장경제를 꽃 피우는 모범사례를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였고 이 과정에서 공정위가 역할을 했다”며 “세르비아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움을 주겠다”고 언급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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