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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대한항공 주총 전 조양호 연임 찬반 밝힌다

국민연금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23개 회사에 대해 의결권 행사 방향을 처음으로 사전에 공개했다. 지난해 7월 도입된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원칙)의 후속 조치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사전 공개는 기관투자가·소액주주 등의 의사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돼 그동안 사후에 공개해 오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서 사전 공개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27일로 예정된 대한항공 주총이 주목받게 됐다. 국민연금은 조만간 대한항공의 조양호 회장 이사 연임 안건에 대한 찬반 입장을 사전 공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공단은 12일 오후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에 14~20일 주주총회를 여는 23개 상장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사전 공개했다. 23개 중 11개사는 1개 이상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LG하우시스·LG상사·한미약품·현대글로비스·현대건설·현대위아·신세계·농심·풍산 등 11개사다. 삼성전자·삼성SDI·삼성전기 등 삼성 관련 3개 회사 안건은 모두 찬성했다.
 
국민연금은 이들 회사의 사내이사·사외이사·감사 선임 안건 등을 깐깐하게 보고 반대 의견을 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LG하우시스의 정관변경 안건에 반대하며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CEO)의 직책을 정당한 사유 없이 합칠 수 있게 하여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의 사외이사·감사 선임 안건에는 “연간 상시 법률자문 계약을 맺는 등 중요한 이해관계 등에 있는 법무법인의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으로 독립성 훼손이 우려되어 반대”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사외이사·감사 등 안건 4개에 무더기 반대표를 던진다. 국민연금은 “박모·김모씨가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재임 시 회사의 분식회계에 대하여 이사로서 감시, 감독 의무 및 충실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고 반대 사유를 밝혔다.
 
국민연금 수탁자전문위원회는 지난달 7일 올해 3월 주총부터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10% 이상이거나 보유 비중이 1% 이상인 기업’의 전체 안건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결정한 안건은 주총 개최 이전에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향을 공개하기로 기준을 정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사전 공개 대상 상장사는 2018년 말 기준 100여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총에서도 사내이사 선임과 사외이사 선임, 감사 선임 안건 등에 집중 반대표를 행사하며 투자 기업의 이사회 견제에 주력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2018년 1~11월 총 753회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2838건의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 중 찬성이 2286건(80.55%), 반대 537건(18.92%), 중립·기권이 15건(0.53%)으로 나타났다. 이사 및 감사 선임(226건, 42.1%), 정관 변경(46건, 8.6%), 보수한도 승인(230건, 42.8%)등에 반대했다. 하지만 기금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 부결된 안건은 5건에 불과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사전 공시는 대한항공·한진칼처럼 경영권 향방을 가르는 기업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는 “국민연금이 미리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밝히면 다른 기관투자자들은 눈치 보고 따라가기 마련이라 쏠림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치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 입김이 강한 현재의 국민연금 거버넌스 구조를 감안하면 자칫 관치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국민연금 거버넌스 구조에서 정부위원을 대폭 축소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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