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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유리벽은 새들의 무덤···오늘도 2만마리가 돌진했다

건물 유리창에 충돌해 폐사한 새. [환경부 제공]

건물 유리창에 충돌해 폐사한 새. [환경부 제공]

건물 유리창이나 투명 방음벽에 충돌해 폐사하는 새가 해마다 800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전국의 건물 유리창과 투명방음벽 등 총 56곳에서 조류충돌 발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378마리의 새가 폐사했다.
 
가장 많이 죽은 새는 멧비둘기로 총 85마리가 발견됐으며, 뒤를 이어 직박구리 43마리, 참새 40마리, 박새 19마리 순이었다. 멸종위기종인 참매, 긴꼬리딱새도 1마리씩 발견됐다.
투명 방음벽에 충돌해 폐사한 새. [환경부 제공]

투명 방음벽에 충돌해 폐사한 새. [환경부 제공]

환경부가 이를 토대로 국토 전체의 피해량을 추정한 결과, 투명창에 충돌해 폐사하는 새가 연간 800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매일 2만 마리의 새가 유리창에 부딪혀 죽는 셈이다.
 
이 중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연간 765만 마리, 투명방음벽은 23만 마리로 추정됐다. 투명방음벽의 경우 1㎞당 164마리, 건물은 1동당 1.07마리가 해마다 충돌해 폐사하는 수준이다.
 
야생동물 구조‧치료센터에 인계되는 수도 2011년 820마리에서 2017년 1960마리로 급증했다. 
 
새는 왜 유리창을 피하지 못할까? 
투명창이 조류에 위협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환경부 제공]

투명창이 조류에 위협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환경부 제공]

새들이 투명창에 충돌해 폐사하는 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문제다. 건축물의 유리 외벽과 투명방음벽, 유리로 된 버스정류장 등 투명창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새들은 눈이 머리 옆에 있어서 정면에 있는 장애물의 거리를 분석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여기에 유리의 투명성과 반사성이 더해지면서 새들이 투명창을 개방된 공간으로 인식해 충돌하는 것이다.
 
조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투명방음벽이나 투명창의 설치를 최소화하고, 어쩔 수 없이 투명창을 설치할 경우에는 조류가 인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정 간격의 무늬를 적용해야 한다.
조류는 수직 5㎝, 수평 10㎝ 미만의 공간을 통과하려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 제공]

조류는 수직 5㎝, 수평 10㎝ 미만의 공간을 통과하려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 제공]

대부분의 조류는 수직 간격 5㎝, 수평 간격 10㎝ 미만의 공간을 통과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이 면적 이내로 무늬를 그리면 조류 충돌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이준희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창문에 블라인드나 발을 내리는 것으로도 조류가 창문에 부딪히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아이들과 함께 창문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점을 찍는 것도 조류충돌을 막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류 충돌 방지 조치 의무화”
점 모양의 조류 충돌 방지 스티커를 부착한 모습. [환경부 제공]

점 모양의 조류 충돌 방지 스티커를 부착한 모습. [환경부 제공]

이에 환경부는 새로 설치되는 방음벽에 대해 일정한 간격의 무늬를 적용하는 등 조류 충돌 방지 조치를 의무화하는 관련 규정개정을 올해 상반기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자가 방음벽이나 건축물 설계 시 조류 충돌을 막을 수 있는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환경영향평가를 할 때도 관련 내용을 평가의견에 반영할 계획이다. 
투명 방음벽에 조류 충돌 방지 스티커를 부착한 모습. [환경부 제공]

투명 방음벽에 조류 충돌 방지 스티커를 부착한 모습. [환경부 제공]

이미 설치된 투명방음벽과 건물 유리창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를 부착하는 시범사업을 다음 달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 특정 무늬 유형 테이프 등 다양한 조류 충돌 방지 제품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조류 충돌 방지 성능 평가방안을 마련하고, 제품에 대한 기준도 내년에 도입할 예정이다.
 
이호중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수많은 새가 인간이 만든 구조물에 의해 폐사하고 있다”며 “새들의 폐사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이 앞장서고 민간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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