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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급증은 수시·학종 탓? 정시·수능 탓?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학원가 모습.[연합뉴스]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학원가 모습.[연합뉴스]

지난해 고교 사교육비 증가폭이 역대 최대로 나타나면서 주원인이 무엇인지를 놓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정시와 수능이 사교육의 주범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지나친 수시 확대가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몰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현상을 놓고 상반된 주장이 펼쳐지고 있어 혼란이 가중된다.  
 
 교육시민단체인 공정사회국민모임은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는 “사교육을 유발하는 근본 원인은 수시와 학생부종합전형(학종)때문”이라며 “수시 학종을 폐지하고 정시 수능을 90% 이상으로 확대하라”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학종은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깜깜이 전형이라 비교과와 수행평가, 학생부 관리 등 모든 요소가 사교육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급격한 사교육비 증가의 주원인이 ‘불수능’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고교 사교육비가 급증한 것은 지난해 발표한 대입제도가 사교육 유발 요인을 떠안고 있고 역대급 ‘불수능’으로 평가된 수능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7학년도부터 유지된 불수능 분위기가 사교육 시장에 불을 지펴 고교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교육계 안팎에서는 수능보다는 학종이 사교육을 더 많이 찾게 한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사교육비 증가 추이와 대입에서 수시와 학종의 비율 확대는 대체로 일치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초중고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09년 24만2000원에서 2015년 24만4000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2016년 25만6000원으로 오르면서 급격한 인상이 시작돼 지난해 29만1000원에 달했다. 고교만 놓고 보면 2015년 23만6000원에서 2018년 32만1000원으로 급증했다.  
 
 수시 비율 역시 2015년 64.2%에서 올해 76.2%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2015학년도엔 입학사정관전형이 학종으로 개편되면서 모집인원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은 “수시·학종의 증가율과 사교육비 증가 추세가 대체로 일치한다”며 “학교 내신이 중요해지면서 학생들이 내신 학원으로 몰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도 지나친 수시·학종 확대가 사교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엔 어느 정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하유경 교육부 교육통계과장은 “고교 사교육비가 많이 오르면서 전체 사교육비 증가를 이끌었다”며 “대학입시에서 수험생들의 예측 가능성이 많이 흔들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시·학종 확대 후 학생부에 대한 불신 등이 커지면서 불안감을 느낀 수험생들이 사교육을 더욱 많이 찾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수시·학종 확대 방침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박춘란 당시 교육부 차관이 주요 대학 총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정시 강화를 요청한 게 대표적인 예다. 이후 교육부는 정시 확대를 내세우며 대입정책의 방향을 조금씩 틀어왔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게 대학 재정지원사업에서 평가지표의 변경이다. 지난 5일 교육부가 발표한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따르면 내년 사업 신청 때부터는 ‘정시모집 30%이상’이라는 조건을 달 계획이다. 이 사업은 고교교육 내실화에 앞장선 대학에게 총 559억원을 배분한다. 그 동안엔 주로 수시 학종을 확대하는 목표로 활용됐지만 앞으로는 정시 수능을 촉진하는 역할로 바뀐다.  
 
윤석만·전민희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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